부산시가 내년 발행을 추진하는 지역화폐 규모가 30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축소된다고 한다. 당초 시는 1조 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었다. 이 정도의 지역화폐 발행 규모로 지역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시는 자체 예산으로 추가 발행하는 방안은 현재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역화폐 활성화에 대한 시의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화폐 규모가 쪼그라든 직접적인 원인은 관련 국비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지역화폐는 이용 활성화를 위해 통상적으로 사용액의 일정 부분을 캐시백 형태로 돌려준다. 시는 그 비율을 6%로 책정할 계획이다. 재원은 정부가 4%, 시가 2% 부담한다. 하지만 시는 관련 국비를 3000억 원분인 120억 원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이마저도 상반기에 60억 원, 하반기에 60억 원이 배정된다.
더 전망을 어둡게 하는 것은 시의 향후 방침이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3조 원 규모의 지역화폐 발행을 지원한다는 계획이었다고 한다. 자치단체 간 지역화폐 경쟁이 심한 것을 고려하면 시가 1조 원분의 국비를 확보하는 것은 처음부터 어려웠던 셈이다. 그런데도 시는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지금도 시는 예산 형편상 자체 예산으로 발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란다. 인천이 지역화폐 1조7000억 원 중 약 1조 원을 자체 예산만으로 발행하는 것과는 너무나 대비된다.
이런 규모로는 발행 효과를 기대하기가 곤란하다. 지역화폐는 부의 역외유출을 막아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데 발행 목적이 있지 않은가. 창출된 이익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 증대와 골목상권의 활성화로 이어진다. 유통되는 만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을 최대한 확보해 추가 발행하는 게 옳다. 또 지역화폐 유통에는 시민의 폭넓은 공감대가 필수다. 많은 시민이 사용해야 유통될 게 아닌가. 그런데 아직도 지역화폐 자체를 모르는 시민이 많다. 발행 전후 시민 홍보가 매우 중요한 이유다. 그런 점에서 시가 관련 예산을 10억 원에서 1억3000만 원으로 삭감한 것 역시 재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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