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양수산팀장을 맡은 기자는 8년 전 수산을 잠시 담당한 적이 있었다. 당시 부산공동어시장에는 고등어가 넘쳐났고 냉동창고에는 생선이 꽉꽉 들어찼다. 공동어시장을 중심으로 한 현대화사업에 기대가 쏠렸고, 해양수산부 부활을 위해 부산시뿐 아니라 수산인 언론 시민단체까지 한목소리를 내기도 하는 등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8년 만에 찾은 공동어시장은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역대 최악의 어획실적에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현대화사업이 8년간 제자리걸음하는 동안 어시장 건물만 더 낡았다. 해양수산부는 부산시민의 염원대로 2013년 부활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 하는 듯하다. 부산의 한 수협 간부는 “예산은 줄고 해수부 내 수산 전문가도 없어 수산업계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며 “차라리 옛 수산청이나 농림수산식품부 시절이 더 나았다”고 푸념했다. 해양·항만·물류에 대규모 예산이 쏠리면서 수산이 홀대받고 있다는 것이다.
수산정책을 관장하는 해양수산부와 부산시의 조직을 보면 푸념 하는 심정이 이해가 된다. 일단 해양수산부 간부 중 수산 전문가가 없다. 김양수 차관을 비롯해 기획조정실장, 해양정책실장, 수산정책실장 모두 항만물류를 주로 담당한 행정고시 출신이다. 그나마 국제원양정책관, 어업자원정책관, 어촌양식정책관이 수산 전문가에 속했으나 지난 13일 국제원양정책관도 산하 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행정직이 그 자리를 메웠다.
부산시도 마찬가지다. 현재 물정책국을 맡고 있는 송양호 국장이 앞서 수산 분야 국장을 맡은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수산직 출신은 4급 과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 수산직이 주로 맡았던 부산국제수산물유통시설관리사업소와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수장 자리도 현재 행정직, 환경직에게 내줬다. 수산직을 특별히 우대하자는 뜻은 아니다. 다만 수산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인물이 경력을 위해 스쳐가는 분야로 놔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최근 부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던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항만 물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뒤 “요즘 자꾸 수산에 마음이 간다”는 말을 몇 차례 했다. 해수부 내 소외된 수산의 현주소를 보여준 것인지, 앞으로 수산에 집중하겠다는 뜻인지 헷갈리지만 이왕이면 수산인이 웃을 수 있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다.
해양수산팀장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