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오는 25~26일)의 후속사업을 위해 부산시가 내년 정부 예산안에 신청한 돈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한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정상회의 개최의 효과를 단발이 아닌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면 후속사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건 말할 나위가 없어서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부산 회의의 성공에 상당한 의지를 표명하고, 개최지 부산이 신남방정책의 중심축이란 점을 강조한 것과는 영 딴판이고 앞뒤도 맞지 않아 보인다.
문제가 된 후속사업은 한·아세안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빌리지 건설과 아세안 유학생 융·복합 거점센터 건립이다. 두 시설을 부산에 조성함으로써 아세안 국가·도시와의 교류 협력을 확대하고, 그와 아울러 동남아의 우수 유학생도 부산지역에 유치하려는 의도다. 그런데 빌리지 총사업비 252억 원과 거점센터 총사업비 307억 원 중 우선 내년 국비로 각각 요청한 99억 원, 5억7000만 원이 정부 예산안에서 모두 제외됐다. 후속사업에 힘을 실어주기는커녕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이래서는 후속사업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스럽다. 문 대통령이 지난 12일 부산에서 현장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아세안 국가와의 협력을 이어나갈 후속사업에 대해 범정부적 지원을 거듭 당부했는데도, 이런 현상이 빚어지니 말이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대통령의 의지와는 거꾸로 가는 꼴이 됐다. 게다가 융합 빌리지 구축 예산의 경우 당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안에는 포함됐다가 막판 기획재정부에서 빠졌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처럼 부처 간 엇박자가 나서야 될 일이 아니다.
여기에는 부산시의 전략 부재도 한몫을 했다는 쓴소리가 나올 만하다. 기재부가 다른 시·도 ICT사업과의 차별성, 유학생 수요 부족을 예산 미반영 이유로 언급했다니 말이다. 분명 사업 취지나 부산지역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측면이 강하지만, 부산시의 대처도 그만큼 미흡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즉, 사업 규모와 내용 면에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곱씹어봐야 한다. 따라서 시는 후속사업을 보다 정밀하게 짜고, 정부도 이를 적극 뒷받침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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