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9’가 풍성한 기록을 남기며 지난 17일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15년 지스타 역사상 가장 많은 24만여 명이 방문했다. 유료 바이어 역시 역대 최다인 2436명이 찾았다. 36개국 691개 게임사가 3000개가 넘는 부스를 차려 규모 면에서도 역대 최대였다. 메인 전시장인 벡스코 외에도 야외광장과 부산시민공원에서도 이벤트를 진행해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지스타 기간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의 부산 접속자 수가 역대 최대인 27만여 명에 이르렀다고 하니 나흘간 부산을 찾은 게임 팬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지스타를 11년간 성장시킨 부산 입장에서는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행사가 끝나면 부산 자체가 잊힌다. 대형 게임사 대부분이 본사를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두고 있어 지스타가 끝나면 짐을 싸서 기차에 몸을 싣기 바쁘다. 2009년 부산에서 지스타를 개최한 이후 양적인 성장을 이뤄낸 건 사실이지만 부산의 게임산업이 지스타와 함께 발전했느냐는 물음에는 시원한 대답이 나오기 힘들다. ‘동행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시각이다.
부산 게임산업도 나름대로 발걸음을 내딛는 상황이지만 인프라와 인재 유치 등에서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그나마 1년에 한 번 열리는 지스타가 지역 게임업체의 숨통을 틔고 있다. 올해 지스타에서도 30여 개 지역 게임기업이 60개 부스를 차려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 이들은 1400만 달러 상당의 계약도 성사시켰다.
이제 부산시는 지스타 영구 개최 유치는 물론 지역 게임산업 발전을 고민해야 할 때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지역 게임업체를 대상으로 게임콘텐츠 제작 공모전 개최와 e스포츠 방송콘텐츠 제작 협약을 맺는 등 본격적으로 지스타 이후를 준비하고 나섰다. 부산시도 내년 개장을 목표로 e스포츠 상설 경기장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스타 지원 예산도 늘렸다. 국내 최대 게임 행사를 10년 넘게 유치한 시간에 비해 늦은 감이 있지만 더욱 박차를 가할 때다.
규모 면에서 성장을 거듭한 ‘지스타 2019’는 내년을 기약하며 불이 꺼졌다. 부산은 ‘지스타 2020’ 이후 4년의 개최권을 두고 또 한 번 평가와 경쟁을 펼쳐야 한다. 지스타의 명맥을 잇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1년 내내 게임산업에 불을 밝힐 대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을 맞았다.
경제부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