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가 역대 최고인 24만4000여 명 방문이라는 성과를 내고 성황리에 폐막했다. 전년 대비 방문객이 4%나 증가했다고 한다. 지스타로 인해 다시금 e스포츠의 열기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게임도 명실상부한 스포츠 영역에 편입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드러났듯 대규모 스포츠 대회는 개최 도시의 경제적 수익은 물론 고용 창출·산업 활성화라는 부가적 파급 효과를 낳는다. 88 서울올림픽은 26억 달러 이상의 파급효과와 34만 명의 직간접 고용효과를 창출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우리나라가 얻은 경제적 효과는 약 26조 원에 달했다.
대구시는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7년 연속 인증받은 국제마라톤대회를 매년 유치하고 있다. 대구가 얼마나 열정과 관심을 쏟는지는 현장에 가보면 알 수 있다. 참가 인원 역시 자원봉사자와 응원단까지 더하면 2만 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처럼 자치단체가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해 성공하려면 민관의 협력이 중요하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스포츠 이벤트 개최 도시는 관광 수익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캐나다의 몬트리올 올림픽은 과다한 경기장 건설 비용 지출과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 부재로 빚더미에 올라 오랜 기간 세금으로 빚을 탕감했던 대표적인 실패 사례이다. 예향(藝鄕)과 미향(味鄕)의 도시인 광주는 희망과 절망을 모두 맛봤다.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는 훌륭히 치렀다.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도 역대 최대인 193개국에서 선수 7266명이 등록해 ‘장밋빛 희망’을 낳았다. 그러나 흥행에는 실패했다. 객석은 텅 비고 TV 중계도 이뤄지지 않았다. 대회 막바지에는 ‘유흥업소 사고’가 외신에 보도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4대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세계육상선수권과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해 스포츠 선진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에 발맞춰 전국 자치단체는 스포츠 빅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전담부서를 신설하거나 유치 전략을 수립 중이다.
부산은 전국 어느 도시보다 스포츠 빅 이벤트에 열정을 쏟고 있다. 지난달에는 ‘LPGA 인터내셔널 부산’ 개최를 통해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유일하게 LPGA가 공인한 골프장을 갖춘 도시라는 점을 부각했다. 다음 달에는 ‘동아시안컵 축구대회(EAFF-1 챔피언십)’와 세계적인 격투기대회인 ‘UFC 파이트 나이트 부산’이 예정돼 있다. 내년에는 ‘2020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한국 탁구 100년 역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그것도 부산에서 개최된다. 아무쪼록 부산이 스포츠 이벤트의 성공적인 개최로 스포츠·관광도시로 인정받길 바란다.
한편으로는 이웃 나라에서 열리는 스포츠 이벤트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부산시가 최근 2020 도쿄 올림픽 참가국들의 전지훈련팀 유치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이다. 부산은 도쿄와 직항 노선 기준 2시간 거리다. 평균 기온이 도쿄 기온과 비슷해 올림픽 훈련지로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숙박시설은 물론 경기장과 의료기관도 풍부하다. 지난 15일에는 부산대병원을 비롯해 13개 지역병원과 전지훈련팀 유치를 위해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고 한다.
경남 양산시는 국제레슬링연맹(UWW)으로부터 도쿄올림픽과 연계한 해외 전지훈련단(레슬링) 유치 도시로 선정됐다. 전지훈련에는 도쿄올림픽 쿼터 획득국가 선수단과 코치진을 비롯해 최소 500명이 방문해 내년 7월 양산체육관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부산과 경남 모두 도쿄 올림픽 특수를 누리길 기대한다.
영산대 태권도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