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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법률] 스마트폰은 ‘범죄자 과거’를 알고 있다 /하태영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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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11-20 19:01:02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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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범죄 도구로 이용하는 사람은 참 멍청하다. 수사기관이 포렌식을 통해 문자·사진·동영상을 100% 복원하기 때문이다. 문자·사진·동영상은 유죄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다. 범죄자들이 모든 증거를 매일 자기 휴대전화에 남기고 있으니 멍청하다고 할 수밖에.

그림 서상균
A사 대표이사와 운영·관리자는 사무실에서 대량의 문자메시지 발송사이트를 운영했다. 불특정 다수의 휴대전화에 성기·자위행위·성매매와 성행위 장면을 노골적으로 표현·묘사한 문건이 기재된 문자메시지를 3만1342건 전송했다. 이러한 행위는 증거를 수사기관에 갖다 바친 것이다. 검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음란물 유포) 위반 혐의로 A를 기소했다. 대법원은 최근 ‘문자메세지도 음란한 문언’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B와 C는 연인관계였다. B는 C로부터 “B보다 성기가 큰 사람과 함께 살았다”라는 말을 들었다. B는 화가 나서 C와 결별했다. 분을 참지 못한 B는 C의 성기를 비하·조롱하고 성적 매력이 없다는 문자메시지를 반복해 보냈다. C는 B를 처벌해 달라고 고소했다. 제출한 증거는 B가 보낸 성비하·성조롱 문자메시지였다. 검찰은 B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통신매체이용음란)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또는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우편·컴퓨터나 통신매체를 이용해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음향·글·그림·영상·물건을 상대방에게 보낸 사람은 모두 처벌받는다.

대법원은 ‘성적 욕망’에 성행위·성관계를 직접 목적으로 하는 욕망뿐 아니라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조롱해 수치심을 주고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성적 욕망’이 상대방에 대한 분노와 결합되어 있어도 다르지 않다.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성적 욕망에 포함된다는 입장이다. 무죄를 선고한 제2심을 파기한 대법원 판례다.

D는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E에게 은밀한 신체 부위가 노출된 사진을 전송받았다. 개인 정보와 인적 사항도 알게 되었다. 또 E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사진들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음란물 동영상도 찍어 보내라고 거듭 요구했다. 그리고 가슴·나체 사진과 음란물 동영상을 전송받았다. 검사는 D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요)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협박·강제추행죄로 기소했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강제추행죄 간접정범 성립을 부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강제추행죄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며, 피해자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범죄이다. 처벌되지 않는 타인을 도구로 삼아서 피해자를 강제 추행하는 경우 간접정범이 성립된다”고 판시했다. ‘도구로서 이용되는 타인’에 피해자도 포함된다고 판결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카카오톡 내용도 중요한 증거물이다. F는 아동·청소년에게 음란물을 촬영하게 해 카카오톡으로 전송하게 했다. ‘제작’ 주체가 쟁점이었다.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의 동의가 있어도 처벌받는다. 개인적인 소지·보관을 제1차 목적으로 제작해도 청소년성보호 제11조 제1항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 “직접 아동·청소년 면전에서 촬영하지 않았더라도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기획하고 다른 사람(피해자 포함)에게 촬영하도록 구체적 지시를 했다면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에 해당한다. 촬영자 휴대전화에 재생이 가능한 형태로 저장되었다면 아동·청소년 이용음란물 제작 범행은 기수(행동에 옮겨 성공한 행위)에 이른다”고 판결했다.

스마트폰 사진·동영상 촬영은 생활혁명이다. 손쉬운 전송은 제4차 산업혁명시대가 준 위대한 선물이다. 이 문명을 소통·기쁨·역사물로 간직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공포감을 주거나 협박·강요를 하는 데 이용한다면 비극이다. 매년 11월을 ‘스마트폰 성범죄 청소의 달’로 정하면 어떨까. 법무부·경찰청·정보통신부·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가 앞장서고 스마트폰 제작사와 통신사들이 협력하는 방안이다.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은 평생 간다. 국가가 스마트폰 성범죄를 청소해야 하는 이유다.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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