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감소로 위기에 처한 수산업계의 현실(국제신문 지난 18일 자 1·5면 보도)이 보도된 직후인 지난 21일 해양수산부는 고등어를 주로 잡는 대형선망 업계에 64억 원의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올해 7차례 태풍이 내습하면서 조업지장 일수가 23일로 집계되자 어선 척당 최대 5000만 원까지 1년간 저리 대출해 주기로 한 것이다. 다른 업종이 전년도와 비슷한 조업일수를 보인 반면 대형선망은 출어 척수가 15%가량 감소했다. 고등어 어획량 역시 지난해 대비 57%나 줄었다. 선망 업계는 그동안 제주도 인근에 형성되던 어군이 서해 태안으로 옮겨가 작업시간과 유류비 등 비용 역시 2배로 늘어났지만 부족한 어획량을 늘리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작업해왔다. 이런 업계의 어려움을 정부가 이해해주니 선망 업계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심적·물적으로 위안을 받았을 터다.
하지만 정부의 경영안정자금 지원이 1차 생산자인 선망에만 집중되면서 창고업계나 중도매인·어류 선별 작업자가 속한 항운노조 등 수산업 후방산업계는 무관심과 홀대에 설움을 느낀다. 이들은 하나 같이 어획량 급감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면서도 그나마 대형선망은 정부 지원이라도 받을 수 있으니 나은 편이라고 부러워했다.
어획량 급감은 선망 업계뿐 아니라 냉동창고, 중도매인, 어류 선별 작업자에게도 시련을 준다. 물량을 확보 못 한 냉동창고업계는 덤핑과 M&A(인수합병)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으며, 중도매인도 위판 물량 부족으로 수수료가 급감해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틴다. 주로 50대 후반의 여성으로 이뤄진 어류 선별 작업자는 일거리가 없어 농작물 수확 현장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다. 항운노조 어류지부장은 “워낙 일감이 없다 보니 2000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어류 선별 작업자 상당수가 농산물을 수확하는 곳으로 이동했다”며 “농산물 수확이 일거리도 많고 일당도 여기보다 높아 앞으로 수산물이 많이 나더라도 다시 부르기 어렵게 됐다”며 난감해했다.
이들 후방산업 종사자들은 풍어로 즐거울 때나 어획량 저조로 힘겨울 때나 선망 업계와 함께했다. 정부와 해양수산부는 후방산업 종사자들이 힘겨움을 느낄 때 선망 업계에 쏟는 관심의 일부만이라도 가져줬으면 한다. 후방산업이 무너지면 수산업도 무너진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순망치한( 脣亡齒寒)을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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