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부산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 인근 고층 빌딩의 옥상에서 외국인 2명이 뛰어내리는 모습이 시민에게 목격됐다. 이들은 점프 직후 낙하산을 펼치더니 동해남부선 옛 해운대역사까지 활강해 내려왔다. 게다가 전날 밤 해운대구의 다른 오피스텔 옥상에서 뛰어내린 영상도 자신 SNS에 자랑스럽게 공개했다. 이처럼 도심 속 빌딩 등에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는 활동을 베이스점프라고 한다. 해운대구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머물고 있던 A 씨 등은 금방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처음엔 고층 건물 옥상에 올라가는 것이 불법인지 몰랐다며 규칙을 어겨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각각 500만 원의 벌금형이 선고되자 입장을 바꿨다. 자신들 행위에 비해 벌금이 너무 과하다고 주장했다. 벌금을 충당하기 위해 SNS 등에 후원을 요청하기도 했는데 한국인의 후원은 없었다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들은 한국을 떠나고 난 뒤에는 경찰과 시민을 조롱하듯 엘시티, 마린시티 아이파크 옥상에 올라가 찍은 사진을 차례대로 공개하기도 했다. 아직 추가로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운대구 다른 초고층 빌딩에 올라가 사진을 찍거나 베이스점프를 하고 영상을 남겼을 수도 있다.해운대구는 전국에서 초고층 빌딩이 가장 많다. 마천루 빌딩이 바다에 비치는 모습이 아름다워 이를 보기 위해 찾는 관광객도 많다. A 씨처럼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찾는 이방인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상황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무런 예고 없이 무단으로 고층 빌딩에 올랐다가 베이스 점프를 했을 때 빌딩풍 등에 휩쓸려 대형 사고가 발생해도 아무 대처를 할 수 없다. 해운대구는 2019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등 국제적인 행사가 자주 열리는 곳인 만큼 보안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다행히 부산시 등에서 외부인이 고층 건물 옥상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 부산지역에 짓는 21층 이상 모든 (초)고층건축물은 옥상 자동개폐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평상시에는 잠겨 있다가 화재 등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구조다. 시의회에서도 관련한 법안을 만드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큰 사고가 나기 전에 대책을 세웠다는 점에서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사회1부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