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소크라테스와 ‘세 개의 체’ /이동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2-03 19:04:52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열린책들)에 다음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소크라테스를 찾아와 말했다. “이보게! 내가 자네 친구에 대해 조금 전 어떤 얘기를 들었는데 말이야….” 그러자 소크라테스가 그의 입을 막으며 말했다. “잠깐만! 내게 그 이야기를 해주기 전에 우선 시험 세 개를 통과했으면 좋겠네. 세 개의 체라는 시험일세.” “세개의 체?”

“나는 타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전에 우선 사람들이 말할 내용을 걸러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네. 내가 ‘세 개의 체’라고 부르는 시험을 통해서지. 첫 번째 체는 진실의 체일세. 자네가 내게 전해줄 내용이 진실인지 확인했는가?” “아니, 그냥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었을 뿐이야.” “좋아, 그럼 자네는 그 얘기가 진실인지 모른다는 말이군. 그럼 두 번째 체를 사용하여 다른 식으로 걸러 보세. 이번에는 선(善)의 체일세. 자네가 내 친구에 대해 알려 줄 내용이 좋은 것인가?” “천만에! 그 반대야.” “그럼 자네는 내 친구에 대해 나쁜 것을 얘기해 주려 하고 있군.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확실히 모르면서 말이야. 자, 이제 마지막 시험, 즉 유용성의 체가 남아 있네. 사람들이 내 친구가 했다고 주장하는 그것을 내게 말하는 것이 유익한 일인가?” “뭐,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네.” 그러자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자네가 내게 알려 주려는 이야기가 진실도 아니고, 선하지도 않고, 유익하지도 않은 것이라면 왜 굳이 그걸 말하려고 하는가?”

이 얘기는 다른 사람에 대해 말하고자 할 때 교훈으로 삼아야 할 중요한 자세를 말해준다. 우리는 말의 긍정적인 힘뿐 아니라 부정적인 힘에 대해서도 잘 안다. 인간관계의 손상은 대부분 말로 인한 상처에서 기인한다. 직장인이 겪는 어려움 1위는 업무가 아니라 인간관계라고 한다. 한 사람에 대한 왜곡된 평가와 소문이 비수가 되어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당사자를 해친다. 심한 경우 직장을 그만두거나 자살에 이르게도 한다. 이런 현상은 직장뿐 아니라 학교, 연예계 등 사회 전체에서 문제가 된다. 최근 연예인의 잇단 죽음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생각된다. 2019년 한 해에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상처받고 쓰러져 갔는가?

성경 야고보서에 이런 구절이 등장한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몸도 굴레 씌우리라.”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생략)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 말과 혀를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지 깨우쳐 주는 말씀이다. 특히 다른 사람에 대한 말을 전할 때 자기 혀에 파수꾼을 세워 신중해야 한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익명성을 무기로 한 잔혹한 글이 자신과 타인을 무참히 불사르고 있다. 진실하고 선하며 유익한 말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크라테스의 ‘세 개의 체’ 교훈은 비단 사람 관계뿐 아니라 언론이 취해야 할 자세도 다시 생각하게끔 한다. 진실하지 못한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시대이다. 뉴스를 전달하는 매체의 홍수 속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대중은 혼란스러워한다. 경쟁 속에서 날마다 신속하게 보도해야 하는 신문의 특성상 제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한 기사가 급하게 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신속성이 정확성을 이겨서는 안 된다. 신문은 정확하고 진실한 뉴스 전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독자들 또한 소크라테스가 말한 ‘진실, 선, 유익의 체’를 가지고 기사를 걸러낼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지금은 언론과 독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우리 사회를 힘들게 하고 인간관계를 어렵게 했던 수많은 일이 있었다. 2020년은 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까? 국제신문이 앞장서 진실하고 유익한 기사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 내년에는 선거가 있어 언론 역할이 중요하다. 독자가 국제신문을 통해 진실하고 유익한 뉴스를 접한다면, 훌륭한 지역 일꾼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신문이 진실한 뉴스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어 신뢰받는 언론사 역할을 해 주기 바란다.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2. 2[속보]‘부캉이’ 차단 그물 뚫고 되돌아와
  3. 3“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4. 4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5. 5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6. 6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7. 7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8. 8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10. 10[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1. 1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2. 2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3. 3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4. 4[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5. 5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6. 6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7. 7[2026 국감 브리핑] 박홍배 “국회부산도서관 지역서점 구매 0.3%”…제도 개선 필요
  8. 8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9. 9외교부, 'DMZ 北지뢰 폭발'관련, 유엔안보리 의장에 서한 발송키로
  10. 10‘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 1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2. 2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3. 3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4. 4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9. 9‘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10. 10의료AI 신기술 총망라 ‘키메스 부산’ 23일 개막
  1. 1[속보]‘부캉이’ 차단 그물 뚫고 되돌아와
  2. 2“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3. 3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4. 4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5. 5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6. 6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7. 7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8. 8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9. 9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0. 10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1. 1‘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2. 2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6. 6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7. 7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8. 8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9. 9"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10. 10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