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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와인 한 잔] 역사 속의 와인 스타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2-04 18:59:09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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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스타일이 있다. 어떤 스타일이 좋고 나쁘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수 없으며 개인적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로마시대부터 만들어진 독일 모젤지역의 와인밭.
고대 이집트에서 와인은 부활의 상징으로 신에게 제물로 바치기 위한 것이었다. 생산량도 극히 한정적이었으며 일부 특권층을 위한 와인이었다. 그리스에서 와인은 주로 포도나무의 신 ‘디오니소스’를 숭배하는 의식에 쓰였다. 디오니소스 축제에서 무절제한 음주로 광란적이고 격렬하고 잔인무도한 의식을 촉발하는 문제도 있었지만, 와인은 그리스 예술과 문학에 많이 기여했다.

그리스를 통해 이어받은 로마의 와인산업은 번창하는 로마제국의 발자취를 따라 지중해지역에서 화려한 꽃을 피운다. 1세기 무렵부터 기후와 조건이 맞는 로마제국의 모든 지역에서 포도를 재배하면서 기후와 토양에 알맞은 포도 품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포도 품종 분류, 재배 방법, 와인 제조법까지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가치를 인정하게 됐다. 전통적인 유럽 포도밭은 프랑스 북동부 알자스 지역과 독일 모젤 언덕처럼 로마 통치체제에서 생겨났다.

5세기 말 로마 몰락 이후에도 기독교문화가 전파된 유럽 사회에서 와인은 확고부동한 지위를 얻게 된다. 포도 재배와 와인 생산은 유럽 전역으로 퍼졌으며 왕과 귀족부터 서민까지 와인을 마시는 것은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11세기부터 시작된 유럽 인구 증가로 포도 생산은 급격히 늘고 12세기 영국이 프랑스 보르도와인을 수입하면서 처음으로 와인의 상업화가 시작됐다. 18세기 프랑스를 중심으로 음식문화가 발달하면서 고급 와인의 소비가 늘고 유리병과 코르크 마개 사용으로 와인의 보존 기술과 품질이 더 향상됐다. 수 세기 동안 유럽 전역에서 교역 관계, 유행,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퇴색하고 번성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계속 만들어져 온 것이다.

포도 품종은 수천 가지가 있으며 품종마다 색깔, 풍미, 질감 등 다른 특징을 가진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만들어진다. 같은 품종이라도 포도나무가 자란 장소마다 서로 다른 와인이 만들어지며 와인 생산자에 따라서 다른 스타일의 와인이 만들어질 수 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종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

와인이 주는 즐거움은 많이 알고 경험이 풍부해질수록 더 커진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와인을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와인을 마셔볼 필요가 있다. 와인은 감각적이면서 분위기 있고 낭만적인 술이다. 상대를 존중하는 신사적인 술. 상대 장점을 찾고 배려하는 매너. 마시는 와인으로 그 사람의 스타일을 알 수 있다. 세상에 와인이 주는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와인은 너무 많다. 간단한 음식과 한두 병 와인을 함께 나눌 가족과 친구, 그들과 이야기한다는 것은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어딘가에 내가 아직 마셔보지 못한 와인이 있다. 언젠가는 그곳에 가는 것을 꿈꾸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는가?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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