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파장이 증폭되고 있다. 김 전 시장 측근 비위 첩보를 제보한 인물이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그제 하명수사 의혹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본인 동의 없이 제보자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으나, 정작 송 부시장은 그날 밤 제보 사실을 언론에 밝혔으며, 어제는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송 부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김 전 시장과 경쟁했던 송철호 현 시장을 도운 최측근 인사로 알려졌다.
청와대 조사 결과와 송 부시장 해명은 오히려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구심만 더하는 형국이다. 청와대는 첩보가 외부 제보라고 했으나 송 부시장은 요청에 답했다고 밝혔으며, 송 부시장은 양심에 어긋난 일이 아니라고 항변했으나 송 시장 캠프 핵심 인물임을 감안할 때 적절한 처신이었는지 회의감이 드는 것이 그 예다. 이를 두고 청와대는 “내부 조사 내용을 그대로 발표했다”고 재차 밝혔으나 석연찮은 구석은 여전하다.
당장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정권 차원에서 선거공작을 저지른 증거가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관련 수사 자체를 ‘개혁을 방해하기 위한 정치적 행위’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 와중에 검찰은 송 부시장 제보로 김 전 시장 관련 문건을 작성한 전 청와대 행정관 A 씨를 소환 조사했다.
김기현 첩보의 제보와 그 이후 전개 과정은 어느 정도 파악됐다. 2017년 10월 송 부시장이 A 씨에게 관련 제보를 했고, A 씨는 이를 정리해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했다. 울산 경찰이 대대적인 공개 수사를 펼쳤고, 김 전 시장은 낙선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로 문 대통령이 당선되는 것을 꼭 보고 싶다던 송 시장을 위해 청와대가 제보 내용을 울산 경찰로 보내고, 청와대 하명을 받은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을 청와대와 여당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명수사 의혹, 즉 선거 개입 여부는 문재인 정권의 존립 기반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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