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나면 안타까운 뉴스가 뒤따른다. 수험생이 수능시험 성적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올 수능이 끝난 뒤에도 그랬다. 기성세대로서 정말 가슴 아프고, 청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경쟁사회다. 타인보다 더 잘해야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대학의 등급과 인생의 질을 동일시하는 경향 때문에, 1년에 한 번 치러지는 수능의 성적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우리가 만든 경쟁 구도 속에서, 이러한 안타까운 희생은 해마다 반복된다. 이제는 관점을 바꿔야 할 때다. 수능 성적 때문에 좌절감에 휩싸여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는 일은 더는 없어야 되기 때문이다. 과거 자신보다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생산적 경쟁 질서가 필요하다. 굳이 수능에 명운을 걸지 않아도, 다양한 방법으로 실력을 쌓아 참된 자아를 멋지게 실현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필자는 이를 실력중심사회라 칭한다.
축구선수에게 최고의 영예인 발롱도르 후보 30인에 아시아인 최초로 이름을 올린 손흥민 선수는 실력중심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일깨워준다. 그는 어릴 때부터 승리에 목숨 걸기보다는 축구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훈련받았다. 경쟁에 내몰려 승패에 집착하기보다는 공을 다루는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다졌다. 그 결과 두 발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게 됐고, 이는 그의 핵심 성공비결로 작용했다.
실력중심사회는 말 그대로 실력을 중심으로 사람을 대우하는 사회다. 타인과의 경쟁에 내몰려 스펙 쌓기에 집착하기보다는 스스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기본기를 다져 전보다 나아진 실력으로 승부하는 사회다. 실력중심사회에서는, 시험 성적이나 경쟁의 승패 여부에 연연하지 않고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꾸준히 노력하면 결국엔 성공할 수 있음을, 거듭된 성장으로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손흥민 선수가 이미 증명했다.
지난 10월 초 부산에서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참가선수의 80%가량이 고등학생이다. 17개 시·도의 경연인 만큼 순위를 매기게 마련인데, 입상한 선수보다 그렇지 못한 선수가 몇 배나 더 많다. 청년의 꿈과 열정에 날개를 달아주고 실력중심사회를 앞당기려면, 입상한 선수뿐 아니라 그렇지 못한 선수도 격려하고 축하함이 마땅하다. 메달이라는 경쟁구도에 치중한 나머지 그들의 잠재력에 선을 그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제 수능 점수라는 성과보다 열심히 준비했고 최선을 다했다는 성취 경험에 더 가치를 두면 좋겠다. 기능경기대회에서 몇 위에 입상했다는 성과보다 열심히 훈련했고 후회 없이 경기에 임했다는 성장 경험에 초점을 더 맞추면 좋겠다. 실력중심사회를 이끌 청년에겐, 시험점수나 메달 색깔보다 성취와 성장이 경험이 더 절실하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력중심사회를 이루는 좋은 방법은 평생능력개발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전 국민의 평생고용 역량 개발을 위해 생애주기별 인적 자원개발(Human Resources Development, HRD) 서비스를 지원한다. 최적의 HRD서비스를 통해 청년은 당당한 직업인이자 숙련된 기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무분별한 스펙 경쟁에서 벗어나,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진짜 실력을 키워 그에 합당하게 대우받을 수 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모든 사람에겐 재능이 있다. 하지만 능력은 노력을 요한다”고 말했다. 타고난 재능을 능력으로 발전시킬 노력의 방향, 학벌과 같은 스펙이 아니라 실력에 맞춰지길 바란다. 수능 성적을 비관한 수험생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기 전에 실력을 키울 또 다른 방법을 쉽게 떠올릴 수 있길 바란다. 이제 더는 안타까운 희생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가 함께 실력중심사회를 앞당기길 간절히 기원한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부산지역본부 직업능력개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