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최초의 올림픽 메달은 태권도에서 나왔다. 그것도 금메달.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68㎏급에서 우승한 아흐마드 아부가우시가 주인공으로, 준준결승에서 세계챔피언이자 전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절대강자 이대훈을 꺾었다. 세계 179개국에 퍼진 태권도는 요르단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세르비아 코트디부아르 등에서도 인기가 높다. K팝과 드라마 이전에 원조 한류 태권도가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스포츠 약소국일수록 태권도는 진입 장벽이 낮아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계속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여전히 “재미가 없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화려한 기술과 볼거리보다는 점수를 잃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공격이 비판을 부르는 주요 요인이다. 2005년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17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의 종목별 올림픽 퇴출 찬반투표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먼저 표결을 실시한 야구와 소프트볼이 정식종목에서 잇따라 탈락하는 와중에 21번째 투표대상이었던 태권도는 다행히 살아남긴 했다. 그러나 115명의 IOC 위원 중 잔류 찬성은 반대보다 불과 1표가 많은 데 그쳤다.
태권도 도복이 내년 도쿄올림픽부터 바뀐다. 세계태권도연맹이 경기복을 신축성 있는 옷감으로 변경하고 디자인도 실용성과 기능성을 강조하는 형태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상의는 여밈없이 길이가 다소 긴 하얀색 티셔츠 모양, 바지는 지금보다 통을 조금 좁히는 선에서 디자인이 달라진다. 당초 바지는 여성들이 입는 레깅스처럼 ‘쫄쫄이’ 모양이었고, 실제 지난 6~7일 모스크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시범적으로 선보였지만 “전통성이 사라졌다”는 등 반응이 썩 좋지 않았던 탓에 재수정이 결정됐다.
몇 년 전 캐나다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김씨네 편의점’이라는 시트콤에서 편의점 주인인 ‘아빠’는 태권도 합기도 가라테가 모두 일본 무술인 줄 아는 손님에게 직접 시범까지 보이며 일갈하는 장면이 나온다. 가라테는 개최도시 어드밴티지로 도쿄올림픽에서 한시적으로 정식종목이 됐다. 태권도는 2028년 LA올림픽에서도 정식종목으로 남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다. 일본은 벌써부터 태권도 경기장을 변두리에 배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견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도 태권도 흥행을 위해 전자호구와 비디오 판독 도입 등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여전히 불안하긴 하다. 달라진 경기복이 또다른 변수가 될 수 있을까.
강필희 논설위원 flut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