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황정수의 그림산책] 격렬한 파도에 조선 정신을 담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2-10 19:57:28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본에는 오래전부터 일상생활이나 풍경, 사물 등 풍속을 묘사한 목판화가 있었는데 이를 ‘우키요에(浮世繪)’라 한다. 우키요에는 19세기 중엽 유럽으로 수출품과 함께 전파되어 유럽인을 일본문화에 심취하게 하며 새로운 문화를 형성한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을 보통 ‘자포니즘(Japonism)’이라 한다. 특히 인상파 작가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고흐와 고갱, 세잔, 마네, 로트렉, 드가, 르누아르, 모네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화가가 일본 미술의 영향을 받는다.
이인문 ‘격렬한 파도’
자포니즘을 불러일으킨 대표적인 일본 작가는 단연 가츠시카 호쿠사이(1760~1849)다. 그의 감각적인 작품은 수출 도자기의 포장지로 프랑스에 상륙하여 파리의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다. 이 작은 시작은 결국 자포니즘이란 거대한 물결을 만들어낸다. 호구사이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라는 작품인데, 후지산을 삼켜버릴 듯한 거대한 파도를 단순화하여 그린 것이다. 이 그림은 마치 훗날 자포니즘의 물결을 예견이라도 하듯 파도의 강렬한 기세를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호쿠사이보다 15년 먼저 태어난 조선의 천재 화가인 김홍도(金弘道, 1745~1806)와 이인문(李寅文, 1745~1821)도 호쿠사이 못지않은 바다 풍경을 여러 점 남겼다. 김홍도는 주로 격렬한 파도 속에서 유유히 뱃놀이하는 모습을 그리거나 달마, 관음보살이 물결을 타고 바다를 건너는 광경 등을 다양하게 그렸다. 이에 비해 김홍도의 다정한 동갑내기 친구 이인문은 김홍도만큼 다양하게 바다를 그리지는 않았으나 강렬한 감동을 주는 명품 한 점을 남겼다.
이인문의 ‘격렬한 파도’라는 작품은 김홍도나 호쿠사이의 바다 그림 못지않게 꿈틀거리듯 울렁이는 큰 파도를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인문의 파도는 호쿠사이의 것보다 더욱 강렬한 물결을 세련된 필치로 자연스럽게 그리고 있어 더 한층 인상적이다. 조선 최고의 기교를 지녔던 화가답게 휘몰아치는 물결을 거대한 산맥처럼 그리고 그 끝에 파도의 눈과 부서지는 포말을 감각적으로 그렸다. 파도 너머에는 바닷물 위로 피어오르는 운해를 그려 바다의 거대함을 표현하고 있다.

이인문은 이 작품을 통해 단순히 파도치는 물결의 한 부분을 그렸다기보다는 자연의 오묘한 질서와 신비로움 속에 도도히 살아 있는 인간 정신을 표현하고자 한듯하다. 호쿠사이의 파도를 그린 목판화 한 점이 유럽인을 매료시킨 것처럼 이인문의 물결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을 감동시킬 요소가 충분하다. 이 그림을 보면서 조선 시대 회화 정신도 이인문의 파도를 타고 세상에 널리 퍼지길 기대해본다. 미술평론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진주 촉석루·영남 포정사 문루, 경남 유형문화재 승격
  2. 2초중고 예정대로 개학…우한 방문자 등교 금지
  3. 3부산 사람 실험카메라 <5> 주차장서 초보운전 만났을때
  4. 4창원 “서부경남KTX 직선화 하자”…거제·통영·고성 ‘발끈’
  5. 5부산~중국 직항 이용객 매주 2500명꼴…전수검사 불가능
  6. 6자동 항온·항습장치 설치…시립미술관 22년만에 대대적 리모델링
  7. 7‘포스트 누벨바그’ 프랑스 거장 모리스 피알라 작품을 한곳서
  8. 8영도중앙새마을금고, 영선2동행정복지센터에 백미 기탁
  9. 9중국 사망 100명 넘어서…“4·5월 전 세계 수십만 감염 가능성”
  10. 10부산형 ODA 시동 <5> 아세안을 잡아라- 의료·교통 인프라
  1. 1마스크 끼고 손 소독제 사용한 文 대통령, "악수는 생략하겠습니다"
  2. 2원종건 ‘미투’에 영입인재 자격 자진 반납 … 의혹에는 “사실 아냐” 부인
  3. 3자유한국당, 원종건 논란에 "즉각 영입철회 하라"…민주당 "사실관계 확인중"
  4. 4정부, 우한에 30~31일 전세기 투입… 공무원 교육시설서 격리
  5. 5“정부, 중국 우한 체류 국민 위해 30∼31일 전세기 투입”
  6. 6우한 교민 국내 임시생활시설 정부 “아직 특정할 단계 아냐”
  7. 7부산진구, ‘민간 개방화장실 남녀분리 지원 사업’ 추진
  8. 8동래방문의 해 맞아 ‘더 나은 미래, 새로운 동래로’
  9. 9영입 2호 원종건, 미투 논란에 낙마…여당 부실검증 후폭풍
  10. 10한국당 “검찰학살 특검 추진” 파상 공세
  1. 1유통가, 쇼핑 자제 분위기에 긴장
  2. 2국내기업 잇단 중국 출장금지령…코스피 3.09% 폭락 ‘검은 화요일’
  3. 3다시 뛰는 부산 신발산업 <3> 하백디자인연구소
  4. 4미국 그래미 간 BTS, 넥쏘 타고 등장 눈길
  5. 5부산중기청 ‘인재육성형 중소기업’ 16곳에 지정증 수여
  6. 6부산정보산업진흥원, 바다 문제 해결할 시민 아이디어 모은다
  7. 7한국, 수소차 시장 선점 넘어 미래 이끈다
  8. 8산업부, '우한 폐렴' 비상 체계 가동…"수출 피해 최소화"
  9. 9동서발전, 권익위 주관 '부패방지 평가'서 2년 연속 1등급
  10. 10현대차그룹,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피해 중국에 25억3000만원 지원
  1. 1‘우한 폐렴’ 의심환자 부산 원주 용인 대구 등에서 나와 검사 결과는?
  2. 2부산 우한폐렴 의심환자 '음성' 판정
  3. 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우려자 소문 확산 주범은 경찰
  4. 4‘중국 후베이’ 방문 학생 교직원 자가 격리 요청 출석 인정
  5. 5'신종코로나' 네 번째 확진자, 첫 의료기관서도 못 걸러내…"2차 방어벽 취약점 드러난 사례"
  6. 6부산광역시 우한폐렴(코로나바이러스) 선별 진료소 확인하세요
  7. 7부산 대구 원주 용인 ‘우한 폐렴’ 의심환자 ‘음성 판정’
  8. 8美 제약사, 中 에 HIV 치료제 공급…‘우한 폐렴’ 임시 방편
  9. 9 평택서 발생한 국내 4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 96명 접촉
  10. 10'의정부 우한폐렴' 중국 국적 어린이, 신종 코로나 음성 판정
  1. 1김병호, 마르티네스와 풀세트 접전 끝에 첫 우승…상금랭킹 7위로 우뚝
  2. 2이대호 "팬들이 웃으면서 야구장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3. 3FA컵 32강 아스날, 본머스에 2-0 리드한 채 전반전 종료
  4. 4권혁, 정예인 '부산 세계탁구선수권 성공기원 리햅 꿈나무 탁구 대잔치' 우승
  5. 5남자 핸드볼팀, 아시아선수권 준우승…카타르에 21-33 패
  6. 6‘롯데맨’ 안치홍 “용병 마차도와 키스톤콤비 기대”
  7. 7컷 탈락 박인비, 일주일 만에 랭킹 하락
  8. 8도쿄행 낭보, 여자 축구·농구가 잇는다
  9. 9임성재 등 PGA 코리아 브라더스, ‘골프해방구’서 시즌 첫 우승 도전
  10. 10허훈 돌아오고 새 용병 가세…kt가 달라졌어요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다시 읽어보는 한 ‘분단인’의 삶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서독사람 동독사람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제1부두, 이왕 보존하는 김에 제대로
도시 규제의 경제학
기고 [전체보기]
지금 부산 연극은 산소호흡기가 필요하다 /손병태
문학지 ‘허와 실’에서 살아남기 /배재경
기자수첩 [전체보기]
CES는 가전박람회? /정옥재
문닫는 소극장 막으려면 현장에 귀기울여야 /민경진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영화 진흥은 영화관서 시작된다
‘소프트 에듀케이션’ 대안 교육은 꿈일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시립’과 ‘국립’의 앙상블
전통음악, 해설이 필요해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파워 반도체 허브’ 부산 기대 /이석주
시대정신 檢개혁 누가 저항하나 /송진영
도청도설 [전체보기]
‘우환’ 바이러스
결혼 기피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내심(內心)의 소리 듣는 시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따끈한 쌀밥에는 명란젓
내겐 넘버원 대동할매국수
사설 [전체보기]
부산 국제관광도시 선정…지역 성장 마중물 되길
한진CY 등 사전협상제 난개발 면죄부 돼선 안 된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지속 가능한 노인 돌봄, 지역사회도 나서라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한일 ‘투 트랙 외교’ 올해는 회복해야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죽기를 결심하고 그린 명작
모두가 받고 싶은 성탄 선물
이홍 칼럼 [전체보기]
한국 경제, 희망의 빛도 보인다
기생충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설 연휴 무탈하셨는지?
등 떠밀린 보수 통합 성공할까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나의 LP 이야기
핀란드의 찬가 ‘핀란디아’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욕망
와인과 기다림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겸재 정선 ‘수박 서리하는 쥐’
격렬한 파도에 조선 정신을 담다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 청소년 남극 체험 선발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