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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대우로얄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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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부산을 구도(球都)라고 한다. 야구의 도시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부산시민의 야구 사랑은 유별나다. 야구 응원 문화를 선도하는 곳이 부산이다.

하지만 지역 축구팬들의 생각은 다르다. 구도 부산은 축구의 도시를 뜻한다는 것이다. 다소 생뚱맞아 보이지만, 축구팬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일리가 없지는 않다. 그만큼 예전 부산의 축구 열기는 뜨거웠다.

그들이 내세우는 근거는 대우로얄즈다. 부산 연고인 대우로얄즈는 초창기 한국 프로축구를 선도했다. ‘대우로얄즈가 곧 국가대표’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의 ‘원조 호화군단’이었다. 그에 걸맞은 성적도 거두었다. 1983년 한국프로축구 슈퍼리그에 원년 멤버로 참가한 대우로얄즈는 리그 4회 우승한 최초의 팀이다. 1986년에는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 우승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클럽팀의 첫 아시아 정상 정복이었다. 1991년에는 아직도 깨지지 않은 K리그 21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세웠다. 1997년에는 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3개 대회 모두 우승하는 3관왕의 대업을 달성했다.

성적만 좋았던 게 아니다. 인기도 있었다. 대우로얄즈의 홈 경기 때마다 만원 행진이 벌어졌다. 리그 원년의 경우 16경기에 34만7895명의 팬이 경기장을 찾았다. 당시 모기업인 대우그룹의 마케팅이 인기에 한몫했다. 대우그룹은 홈경기 때 자사의 자동차 VTR 냉장고 세탁기 등을 경품으로 내놓아 팬들을 즐겁게 했다.

대우로얄즈는 이처럼 인기 구단이었지만 그룹이 재정난에 처하자 2000년 현대산업개발에 매각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부산아이파크의 인기는 급락하고 관중은 급감했으며 성적도 바닥권으로 떨어졌다. 급기야 2015년 2부 리그로 강등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는 기업 소유 구단 최초이자 리그 우승팀의 첫 강등이었다.
화려했던 대우로얄즈의 역사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별세로 재조명됐다. 김 전 회장의 대우로얄즈 사랑은 각별했다고 한다. 대우로얄즈의 성적과 인기는 김 전 회장이 진두지휘한 과감한 투자 덕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연임하는 등 한국 축구 발전도 견인했다. 때마침 부산아이파크는 강등 5년 만에 1부리그로 승격했다. 조덕제 감독은 김 전 회장이 이끈 대우로얄즈 전성기인 1988년 입단해 1996년까지 한 팀에만 몸담은 ‘원 클럽 맨’이란다. 대우로얄즈의 추억이 ‘부산 축구’의 부활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정순백 논설위원 sbj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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