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밤 방망이를 두드린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세부 내역을 뜯어보면 부산에 적지 않은 숙제를 안겼음을 알 수 있다. 부산시와 지역 국회의원들의 노력으로 국비 7조 원 시대를 열었다는 데는 의미를 둘 만하다. 그러나 교정시설 강서구 통합의 핵심 사업인 부산구치소 이전과 관련한 예산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것은 못내 아쉽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512조3000억 원 가운데 부산은 지난해(6조2686억 원)보다 12.9%(8069억 원) 늘어난 7조755억 원을 확보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후속사업 관련 정부 예산에서 누락된 한·아세안 ICT융합빌리지 구축 사업비 56억 원과 아세안 유학생 등 융·복합 거점센터 건립 사업비 5억7000만 원이 어렵게 배정됐다고 한다. 부산신항~김해 간 고속도로 건설비로 61억 원,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대심도) 건설사업비로 57억 원을 받아 순조로운 첫 발을 내딛게 된 것과 부산진역CY 이전 실시설계 용역비 30억 원도 확보해 사업에 청신호가 켜진 점은 돋보인다.
하지만 지난 6월 부산시와 법무부가 부산의 교정시설을 강서구로 통합 이전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도 이전 관련 국비를 반영시키지 못한 점은 문제다. 정부청사 관련 비용은 국유재산관리기금에서 끌어와 사용하는데, 내년도 예산안의 국유재산관리기금 항목에서 부산구치소 신축·이전 관련 예산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교정시설의 통합 이전에 제동이 걸렸다는 것을 뜻한다. 당장 10년 넘게 끌어온 부산구치소 이전 문제가 다시 표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게다가 이전 지역인 강서구와 주민의 반발은 잦아들 기미가 없다.
부산의 교정시설 통합 이전은 이해 관계가 얽혀있는 해묵은 숙제다. 그동안 정치권은 물론 일선 지자체가 역풍을 우려해 좀처럼 손을 대기 어려워 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우려곡절 끝에 성사될 것 같았던 부산구치소 이전 문제가 관련 예산의 국비 미반영으로 또다시 제동이 걸린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다. 추경 예산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시와 지역 국회의원들의 노력을 촉구하면서,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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