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가 예전과는 많이 다를 거야.”
지난달 정확히 10년 만에 정치부로 발령받은 기자에게 한 선배는 묘한 뉘앙스의 말을 던졌다. 어떻게 달라졌는지, 좋아졌다는 건지, 나빠졌다는 건지에 대한 부연 설명은 없었다. 선배의 짧은 말을 이해하기까지는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시의회, 정확히 말하면 시의원의 모습에서 예전과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과거 시의회 의원회관은 본회의 또는 임시회가 열리는 회기 중이 아니면 텅 비어 있었다. 의원을 한 번 만나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8대 시의회 의원들은 매일 의원회관으로 그야말로 ‘출퇴근’을 한다. 회기 중이 아니어도 의원회관은 항상 의원으로 북적였다. 시의원이 ‘직업 정치인’으로 변모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 정당인 또는 사업가가 주를 이루던 직업군도 훨씬 다양해졌다. 노무사, 간호사, 사회복지 전문가 등 과거 의회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직업군이 대거 포함됐다. 그만큼 의정 활동의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여기까지는 ‘좋게’ 달라진 시의회의 모습이다.
‘나쁘게’ 달라진 모습도 많다. 의원 대부분이 초선이다보니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미숙한 모습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의원 간에도 불협화음이 나왔다. 입법연구위원에게 논문 대필을 맡겼다는 의혹을 받거나, 환경미화원에 대한 비하 발언을 하는 등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도 보였다.
집행부(부산시)를 견제해야 하는 의회 본연의 역할도 제대로 했다고 보기 힘들다. 유재수 전 경제부시장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까지 된 상황에서 그의 임명과 해임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아예 없었다. “같은 당 시장이 있는 시 집행부라도 할 말은 하겠다”던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침묵으로 일관했다. 과거 보수 정당이 시의회 의석을 독식했을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더욱이 자유한국당이 사상 처음으로 시의회 내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상황에서 이런 상황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 출범한 8대 시의회는 오는 23일 제282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를 끝으로 올해 모든 회기를 마무리한다. 내년에는 부디 ‘열심히 하는’ 의회보다는 ‘잘하는’ 의회의 모습을 보고 싶다.
정치부 차장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