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던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이 지난달 30일 모습을 드러냈다. 출시 첫날 국제신문 취재진은 은행에서 카드를 발급받아 식당, 커피 가게, 편의점, 동네 슈퍼, 대형 프랜차이즈를 두루 다니며 동백전을 직접 써봤다. 그 결과는 부산시가 설명한 대로였다. 지역 소상공인 가게에서는 사용이 가능했고, 직영 프랜차이즈에서는 ‘사용 불가’ 메시지가 떴다.
물론 직접 발급받으려면 부산서 찾기 힘든 하나은행을 방문해 수십 분을 대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고, 지역은행 계좌를 활용하려면 당장은 후불교통카드 기능을 포기해야 하는 등 개선해나가야 할 부분은 여전히 많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맹점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은 시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백전은 ‘지역 제한의 한계’ 등 당초 첨예한 대립을 불렀던 우려는 상당 부분 걷어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백전의 탄생 과정을 되짚어보면 뒷맛이 쓰다. 시는 지난해 7월 각계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며 시민단체, 상인, 전문가, 시의원 등이 참여하는 지역화폐추진단을 꾸렸다. 그러나 추진단이 출범한 지 두 달 만에 불협화음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일부 위원이 당시 작성된 기본안에 이전 회의에서는 논의된 적 없는 제로페이 방식을 끼워넣기 한 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이후 시와 반대 측은 사사건건 부딪쳤다. 시민단체는 거리로 나왔고, 시의회에서도 날선 공방이 오갔다. 급기야는 서로를 겨냥해 ‘특정업체를 밀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로 악화됐다.
‘불신’이 빚은 서글픈 결과다. 처음 삐걱대기 시작한 이유도 시가 설명 없이 제로페이 연계 문구를 끼워 넣었기 때문이었고, 시행업체 선정 역시 깜깜이로 진행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시는 1조 원을 발행하겠다고 공언해놓고 내년 정부 예산에서 3000억 원어치밖에 확보하지 못한 것도 숨겼다. 발행 은행 접근성 문제, 구청 카드와의 호환 문제 등을 묻기 위해 연락한 취재진의 전화도 회피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시가 이 같은 불신을 자초했다.
“큰 문제 없이 발행됐으니 된 거 아니냐”고 하기에는 후유증이 너무 크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동백전을 둘러싼 시의 행태를 두고 “등 떠밀려 겨우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시는 이 같은 지적의 의미가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사회1부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