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는 역사적인 ‘한국전과 스웨덴 사람들’ 기념식이 열렸다. 다큐멘터리 ‘한국전과 스웨덴 사람들’ 상영에 앞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기념 행사도 개최됐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6·25전쟁 당시 피란 수도였던 부산에 설치된 서전병원(스웨덴 적십자 야전병원) 의료진의 활약상이 담겼다. 영화사가 투자해 만든 것이 아니라 판문점에 근무했던 전직 스웨덴 장교 라르스 프리스크 씨가 사비를 털어 5년 만에 제작한 작품이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또한 서전병원에서 치료받았던 환자 일부가 스웨덴 정부 대표에게 처음으로 감사 인사를 했다.
스웨덴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의료지원국 가운데 가장 빨리, 가장 많은 규모의 의료진을 파견했다. 서전병원에서 7년간 200만 명을 치료했다. 의료진 1124명 가운데 50여 명만 생존해 있고 이들은 고령 때문에 이번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번 행사에는 부산시민의 대표인 오거돈 부산시장이 참석했어야 했다. 서전병원 의료진의 활약을 기억하고 참전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이를 널리 알리는 일은 도움을 받았던 환자의 몫이지만, 이들은 이미 고령이 돼 여력이 없다. 그래서 치료 받은 환자와 부산시민을 대신해 오 시장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했다. 부산시가 관심이 많았다면 이번 스웨덴 총리를 부산에 방문하도록 해 이번 기념식을 부산에서 개최하도록 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의 무관심도 매우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낙연 총리도 기념행사 축사를 읽고 나서 다큐멘터리를 관람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주무부처인 보훈처는 처장 대신 차장이 참석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스웨덴 사람들보다는 부산 사람, 한국 사람이 더 관심 있게 봤어야 했다. 아무런 조건 없는 봉사에 감사해야 하는 것은 도움을 받은 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6·25전쟁 발발 70주년, 서전병원 설립 70주년이다. 당시 의료진의 활약상을 기념하는 일에 특히 부산시가 앞장서기를 바란다. 어려웠을 때 도와줬던 친구보다 더 고마운 친구는 없다. 오래전에 맺었던 우정을 기초로 부산과 스웨덴, 한국과 스웨덴이 더욱 가까워졌으면 한다.
서울본부 경제부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