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5일 실시되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현상이 생겼다.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선거연령은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등 선출직 공직자를 뽑는 선거에서 유권자로서 투표를 할 수 있는 나이를 말한다. 4월 총선에서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만 18세는 약 53만 명, 이 가운데 중고생 유권자는 14만 명에 이른다.
정의당은 지난 7일 국회에서 만 18세 청소년 16명의 입당식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전국청년위원회를 ‘전국청년당’으로 승격해 ‘당 안의 당’으로서 독립성과 자치성을 강화한다. 총선 예비후보자들은 ‘새로운 세대의 정치적 등장’이라며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새로운(New) 유권자’, ‘뉴권자’의 시대다.
우리는 나이가 되면 투표장을 찾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근대적 선거가 실시된 이후에도 선거권은 일종의 권력이었다. 1900년 전후에야 모든 남성에게 선거권이 주어졌으며,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뒤 모든 여성이 선거권을 가질 수 있었다. 이를 해결하는 지난한 과정이 바로 민주주의 정치의 발달사다.
우리나라에선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근대적 선거제도가 도입되면서 만 21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선거권을 보장했다. 이후 선거연령은 1960년 만 20세로, 2005년 만 19세 그리고 이번에 만 18세로 낮아졌다. 헌정 출발부터 보통 선거권을 제도화했으나 선거연령 하향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린 셈이다. 세계적인 추세에 비춘다면 후발주자에 속하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90%는 선거연령이 만 18세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선거연령이 만 19세였던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니 하는 말이다.
‘정치 19금’이 무너진 ‘뉴권자’의 시대를 맞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특히 접전이 예상되는 선거구에서 이런 현상이 뚜렷하다. 이는 제 논에 물대기와 다름 없다. 더 큰 문제는 교실의 정치화다. 그런 만큼 중등학교에서 예비후보자 명함 배부 금지 여부, 연설 금지 여부, 의정보고회 개최 금지 여부와 공무원의 지위 이용 선거운동 금지 조항 등에 대한 입법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적에 정치권이 화답해야 한다. 이에 더해 새로운 유권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공약 개발이 시급하다. 학교 내 선거 교육과 관련한 매뉴얼 및 실생활과 접목한 정치 교육 등 교육부의 준비도 빼놓을 수 없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넣어야 제 맛이다.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