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이제 미세플라스틱이 없는 곳은 없다. 수돗물과 공기 중에는 물론 북극 빙하와 태평양 가장 깊은 바다인 마리아나 해구에서도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플라스틱 시대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간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2017년 기준으로 1100만t이나 된다.
2018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수행한 ‘제3차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계획 연구’에 따르면 육상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중 약 2만7000t이 해양으로 유입되고, 또한 해양에서 4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해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는 연간 6만7000t이나 된다.
그간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는 어업용 로프가 추진기에 감겨 발생하는 선박사고, 해양생물의 그물 얽힘, 바닷새 등이 먹이로 오인해 생기는 피해의 원인으로 지목돼왔으나, 최근에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이 급격히 대두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이 굴 가리비 소금 수돗물 심지어 공기를 통해 인간 몸속으로 유입되며,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된 바는 없지만 인체 유해성 논란도 불거져 나온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인위적으로 치우지 않는 한, 자연에서 풍화돼 미세화되기 때문에 이제는 인간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세화되기 이전의 중대형 플라스틱 쓰레기를 관리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 등 환경에 배출되는 것을 막거나, 플라스틱 제품을 재활용하기 쉽도록 생산단계에서 관리하는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관리정책은 해안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하거나 해저에 쌓인 그물 등을 건져 올리는 정책에서 해양 배출을 사전에 막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의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양식장 폐스티로폼 부표와 폐어구이다. 정부는 이들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회수사업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양식장 폐스티로폼이나 폐어구가 쓰레기로 버려지기 전에 회수하는 것 못지않게 회수된 폐자원을 재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양식이나 어업용으로 사용된 폐플라스틱은 부착물과 염분으로 재활용에 어려움이 많고, 코팅하거나 처음부터 복합 재질로 제조돼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플라스틱 쓰레기 관리는 플라스틱 제품 생산에서 처리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 제품 디자인 단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해 복합 재질은 단일 재질이나 재활용이 쉬운 재질로 만들고, 천연소재를 이용한 제품 생산이 활성화돼야 한다.
국제 사회에서도 재활용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펴고 있다. 2018년 G7정상회담에서 플라스틱 포장재를 2030년까지 55%까지 재활용하고, 204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을 100% 재활용하겠다는 선언을 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산업계의 동참이 필수적이다.
세계플라스틱연합이나 유럽 미국 등 각국 플라스틱 업체는 해양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일회용 플라스틱 대체물이나 소재 개발, 재생원료 사용 확대, 재활용 제고를 위한 디자인이나 재질 단일화 노력을 기울인다. 소비자 인식 제고 교육, 캠페인, 해양쓰레기 정화활동도 한다. 지자체나 환경단체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한다.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는 2018년 11월 ‘플라스틱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산업계 선언문’을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활동은 소개되지 않았다. 올해에는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산업계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해 본다.
해양미세플라스틱에 대응하는 가장 근본적인 대안은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마이크로 비즈 사용 규제, 비닐 봉투 사용 금지 등 규제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 규제만으로 성공을 거둘 수 없고, 우리 개개인과 기업의 인식과 행동 변화가 필요하다. 사회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2018년 11월 세계자연기금과 ㈜제주패스가 공동 기획한, 일회용 컵 대신 개인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는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캠페인’이 해양경찰청 기상청 해양안전공단 등으로 퍼졌고, 울산항에서도 일회용품 저감 캠페인인 ‘아그위그(I green We Green) 챌린지’ 등이 펼쳐진다. 개인과 기업이 함께 인식과 행동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는 머그잔이나 텀블러 하나씩이라도 꼭 챙겨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운동에 동참해 보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