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국립부산국악원 송년 공연을 관람했다. 필자의 전통음악 강좌를 일 년간 수강한 분들이 오리지널 전통음악 공연을 관람하고 싶다고 요청해왔는데, 때마침 ‘정통성’이 살아 있는 국립부산국악원 송년 공연이 열려 자신 있게 추천하고 예약했다. 이날 공연 티켓은 전석 매진됐다. 예약한 공연 티켓을 일찍 찾은 뒤 차 한잔할 요량으로 공연 시작 2시간 전 공연장에 갔음에도 국악 송년 공연을 보려고 줄을 선 관객으로 로비는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관객들은 ‘어떻게 알고 이리 많이 왔을까’ 하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공연 전의 설렘을 느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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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부산국악원이 선보인 2019 송년 공연 중 한 장면. |
‘국립 부산국악원 주요 레퍼토리 다시 보기’라는 부제로 펼쳐진 이 날 공연은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그야말로 어떤 장르의 공연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품격과 재미를 선사했다. 궁중음악부터 민속음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한 무대에서 관람한 수강생들은 공연이 끝나고도 여운을 함께 나누며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에는 국악 전문 연주기관이 2곳 있다. 1984년 창단한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과 2008년 개원한 국립부산국악원이 주인공이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1965년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이 생긴 이래 지역 도시에서 처음으로 창단한 시립 국악 전문 연주 단체이다. 부산에서 예고를 다닌 필자의 고교 시절을 회상해보면, 국악 창작 황금기를 이끈 작곡가들의 대표곡을 김영동 지휘자의 지휘 아래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연주로 자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현재도 다양한 창작 국악관현악은 물론 여러 융·복합 공연으로 시민과 소통하며 36년째 국악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국립부산국악원은 서울에 위치한 국립국악원 분원으로 2008년 개원했다. 남원 국립민속국악원과 진도 국립남도국악원 다음으로 국립부산국악원이 한국전쟁 때인 1951년 피란지인 부산의 용두산공원에서 문을 열었다. 이 사실은 역사적 의미가 크다. 근현대 국악사에서 부산은 중요한 역사성을 간직한 도시이다. 문화체육부에 소속된 국립부산국악원은 오랜 정통성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완성도 높은 전통음악을 부산 시민에게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남구 대연동 부산문화회관 상주단체로 부산문화회관에서 주로 공연한다. 근처에 위치한 유엔기념공원과 조각공원, 부산박물관,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등에서 산책과 여가도 즐길 수 있다.
이 두 단체는 각각 특화된 레퍼토리로 신년음악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정기·기획·특별연주회, 상설공연 등 많은 시민에게 ‘음악 선물’을 드리고 있다. 다가오는 설 명절을 국악공연과 함께 해보시길 권해드린다.
소리연구회 소리 숲 대표·음악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