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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생태계 교란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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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야산을 향기 짙은 하얀꽃으로 장식하는 아카시아나무는 원산지가 북아메리카다. 아까시나무라고도 불린다. 1910년대 국내에 처음 들어온 이것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강한 번식력을 나타냈다. 이로써 토종나무들을 제치고 우리 숲을 거의 점령하다시피 했다. 숲 생태계에 일대 변화를 일으킨 셈이다. 한때 독초 소동을 빚었던 미국산 ‘자리공’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키는 돼지풀 등의 외래식물들도 전국 각지에서 토종식물의 설 자리를 빼앗았다.

생태계 교란 외래식물이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엄청난 성장속도와 번식력이다. 토종 서식지를 잠식해 생태계의 균형을 깨고 생물종의 다양성도 급격히 떨어뜨린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가시박’이다. 이것의 덩굴은 최고 10m 이상 자라면서 주위 나무와 식물 등을 온통 뒤덮어 버린다. 햇빛을 받지 못하는 나무가 죽어가고, 가시박 잎을 먹지 않는 곤충들도 자취를 감추고 만다. 그래서 농촌에서는 이미 골칫거리다. 농가뿐 아니라 낙동강 등 하천 일대로도 급속도로 퍼지는 추세다.

해안 갯벌을 황폐화시키는 ‘갯끈풀’도 있다. 이것이 유입된 갯벌은 콘크리트 같이 굳어지면서 조개와 게 등 생물이 살 수 없게 된다. 근래 강화도를 비롯한 서해안에서 그 피해가 나타났다. 게다가 아무리 뽑아내도 다시 자라나니 속수무책이다. 북·남미와 아프리카, 유럽의 대서양 연안 등이 원산지인데, 국내에서 첫 발견된 곳은 2005년 전남 진도로 알려졌다. 당시 몇 포기에 불과했던 것이 이제는 우리 갯벌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부산에서는 생태교란종인 ‘양미역취’의 확산이 예사롭지 않다. 낙동강 하구 등의 강서구 일대와 도심지 곳곳에 퍼진 것으로 밝혀져서다. 부산그린트러스트와 부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지난해 5월부터 7개월간 그 분포를 조사해 최근 지도로 제작했다고 한다. 도심에서 발견된 것만 51곳이나, 실제로는 훨씬 많은 곳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얘기다. 북미산인 양미역취는 가을에 노란 유채꽃처럼 피어 예쁘게 보이기 쉽다. 하지만 왕성한 번식력으로 다른 식물이 들어설 여지를 없애고 성장을 방해한다. 게다가 한 번 뿌리를 내리면 100년 넘게 유지된다니 놀랍기 그지 없다.

낙동강 하구에서는 양미역취 외에도 단풍잎돼지풀, 털물참새피 같은 생태교란종도 다수 발견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대로 둬서는 낙동강 하구 천혜의 환경자원이 크게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더 확산되기 전에 방제와 관리대책이 이뤄져야 하겠다.

구시영 논설위원 ksyo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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