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맥빠지는 듯한 느낌이다. 부산시가 산하 공공기관 혁신 로드맵의 마지막 단계로 추진 중인 통폐합의 윤곽이 드러났는데, ‘용두사미’에 그칠 우려가 높아서다. 애초 기대보다 규모가 대폭 축소된 것도 그렇지만, 일부 대상 기관의 통폐합 완료시점마저 오거돈 시장의 임기 말로 예상된다니 그런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는 게 당연하다. 오 시장의 민선 7기 출범 후 내세웠던 주요 개혁과제가 이런 상태로 흘러가다가는 뚜렷한 성과 없이 흐지부지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든다.
시의 혁신 2단계 로드맵에 따라 통폐합이 추진되는 공공기관은 영화의전당과 부산국제영화제(BIFF) 두 곳이라고 한다. 시는 우선 이들을 연내 통합할 계획이다. 그 필요·당위성은 이미 충분하다. 지난해 용역에서도 두 기관이 합치면 25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걸로 나왔다. 게다가 두 기관의 가치가 하락하는 추세다. 방식은 경영자율권이 비교적 강한 사단법인인 BIFF로 흡수하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그렇다 해도 면밀한 검토로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도출해야 하겠다.
그러나 이들 두 기관만 가시권일 뿐, 난립 지적을 받아온 연구기관 통폐합은 미적지근하다. 그나마 부산연구원과 부산산업과학혁신원(옛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 통합방안이 검토되는 정도다. 하지만 이들 기관의 이전 입주 예정지인 시청앞 행복주택이 완공되는 2022년 이후에라야 실질적 통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민간 매각하는 LPGA 인터내셔널 부산(옛 아시아드 CC)도 비슷하다. LPGA와의 협약에 따라 내년 10월까지 국제골프대회를 열어야 하니, 그 전엔 매각이 어렵다.
이런 상황을 놓고 보면, 시의 공공기관 통폐합은 오 시장 취임 후 1년 6개월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이들 세 가지 사업 중에서도 두 가지가 오 시장 임기 막바지인 2022년 이후에 추진되니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든다. 이는 전국 최다인 부산시 산하 25개 공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강력한 통폐합을 진행하겠다는 시의 당초 계획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말만 앞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는 개혁 추진은 공허하다는 걸 시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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