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부산’ 부품이 들어간 우주왕복선이 조만간 우주를 누빈다. 부산의 중견기업인 ㈜태웅이 아마존·테슬라·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관광 공동 프로젝트에 핵심부품 납품업체로 선정된 것이다. 왕복선 발사대에 이 회사의 금속제품 16개가 들어간다. 미국 우주산업에 한국 기업이 직접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부산의 단조기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내수 부진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내외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일궈낸 쾌거다.
부산 기업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 수준이다. 선박부품업체인 파나시아의 탈황 스크러버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이다. 배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이 장치 덕분에 매출액이 최근 1년 새 9배나 늘었다. 테크로스 역시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자랑한다. 해양플랜트 기자재업체인 신화하이텍은 수소 이송용 밸브 개발에 성공해 유럽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기술로 불황을 뚫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 기업의 성공 배경엔 연구·개발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있지만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돈도 없고 사람도 없다. 공공과 민간을 합해 부산의 연구개발비는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9위로 하위권이다. 당장의 현실이 급해 미래를 준비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숙련된 기술 인력의 유출도 심각하다. 2014년 이래 부산의 산업기술 인력은 한 번도 증가한 적이 없다. 인력 미충원율은 23%로 부산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대부분 수도권으로 빠져나간다. 부산에 있던 R&D센터를 아예 서울로 옮긴 기업도 있다.
산업의 패러다임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친환경이나 빅데이터 같은 분야에 분명 블루오션이 있고 이를 선점하면 지역 기업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 기술력 향상을 위한 개별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지원도 필수적이다. 지역 대학이나 연구소와의 연계, 고도 기술의 해외 판로 개척 등에 정책적 역할이 크다. 대기업도 중소기업을 단순 하청업체가 아닌 협업파트너로 대우하며 동반 성장의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