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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세 도시 이야기 /이동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1-28 19:32:36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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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경남 창원에서 국제포럼이 열렸다. 스웨덴 말뫼, 미국 포틀랜드, 스페인 빌바오의 전·현직 시장과 부시장을 초청해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도시들은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산업위기를 극복하고 혁신적인 도시정책을 펼쳐 다양한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스웨덴 말뫼는 수도 스톡홀름에서 남쪽으로 500㎞가량 떨어진 해안 도시이다. 한때 조선업으로 유명했지만 조선소가 극심한 불황으로 문을 닫으면서 ‘사람들이 떠나는 도시’가 되었다. 당시 세계 최대 골리앗 크레인은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팔려 ‘말뫼의 눈물’로 불렸다. 그러나 말뫼시와 시민이 조선소 터와 공장 건물들을 사들이는 노력을 펼쳐 기업들의 자발적 협력과 참여를 끌어내면서 ‘말뫼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버려진 조선소 터에 2001년 유럽 주택박람회를 유치하면서 IT와 지식산업을 기반으로 미래지향적 개발 콘셉트를 담은 ‘탄소제로 도시’로 탈바꿈했다. 이를 통해 조선산업 침체를 극복하고, 청년이 모여드는 지식중심도시, 친환경도시로 변모했다. 이런 성과로 2009년 유엔 헤비타트상, 올해의 성장 지자체상 등을 받았다. 말뫼의 산업과 고용 전환에는 말뫼 시민의 사회적 신뢰와 협치, 스웨덴 특유의 사회안전망이 작용했다.

미국 포틀랜드는 시민의 손으로 만들어 가는 녹색도시이며 소상공인과 장인, 로컬 크리에이터의 성지로 평가받는다. 경제구조를 1990년대 말에 전통적인 목재업과 농어업에서 탈피해 제조업과 서비스업, 하이테크로 전환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대불황으로 인텔, 텍트로닉스 같은 하이테크 제조업체들이 공장을 폐쇄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다. 포틀랜드의 실업률은 전국평균인 8.5%를 상회하여 12%에 달했다. 포틀랜드시는 산하 26개 기초지자체와 기업, 시민이 참여하여 2만여 개 의견을 수렴한 ‘포틀랜드계획’을 수립하고 총력을 펼쳤다. 주요 목표는 창조적 소기업 육성이었다. 그 결과 동네업무지구(Neighborhood Business District)에 약 1만9200개 기업, 26만7000개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미국에서 월별 신생 기업 수를 기준으로 볼 때, 기업 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로 부상했다.

스페인 빌바오는 중공업 항구도시에서 구겐하임 미술관을 중심으로 문화예술 창조도시로 탈바꿈했다. ‘빌바오 효과’라고 불릴 만큼, 그 성공 사례를 배우기 위한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빌바오는 미술관을 중심으로 한 수변공간 전체를 시민 주도와 민관협치로 계획하고 만들었다. 또한 강변 모래톱에 수로를 파 새롭게 섬으로 조성하는 ‘소로차우레 프로젝트’로 생활·일·놀이가 어우러지는 공간을 창출했다. 빌바오는 2010년 리콴유 세계 도시상을 받았고, 2018년 올해의 유럽 도시, 2019년 세계 10대 스마트 도시로 선정됐다.

이들 도시의 성공비결은 시민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정책당국과 함께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이다. 도시계획 수립부터 주민이 참여해 살기 좋은 녹색 도시로 변모시켰다. 한 도시의 문제는 그 도시 시민이 자신의 문제로 여기고 대응해야 한다. 다른 누가 대신할 수 없다. 국제신문은 다양한 새해특집을 통해 부산이 고민해야 할 정책 이슈를 잘 담아냈다. ‘청년 졸업 에세이-1985년생 김지훈·김지혜’ ‘낙동강 하구를 국가도시공원으로’ ‘2020…O2O로 따뜻하게’ ‘2000년 그렸던 부산 2020, 2020년에 그린 부산 2040’, ‘부산사람 실험 카메라’ 등이다. 부산 시민이 고민하고 나서야 할 문제를 적절하게 짚어냈다.

도시계획가 김진애 씨는 ‘우리 도시 예찬’(다산초당 펴냄)에서 도시민이 진짜 도시인이 되어 자존심을 걸고 자신들의 도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요커, 파리지앵이라는 말이 있듯 부사니언(Busanian,부산사람)이라는 표현이 있다면 근사할 것 같다. 자존심 높은 진짜 도시인의 존재 없이 매력적인 도시가 된 사례가 없다. 세계적인 도시를 만든 것은 그들의 자존심이며, 그 도시인을 나타내는 고유명사까지도 유행시켰다. 올해 국제신문이 부산을 즐길 줄 알고 부산을 사랑할 줄 아는 ‘부사니언’을 위한 기사를 많이 만나게 해주길 기대한다.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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