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연휴는 조금 특별했다. 연휴를 전후해 받은 인사말에 ‘국제신문 덕분에 훈훈했다’는 말이 많았기 때문이다. 국제신문이 신년기획으로 제작하는 부산온(ON·溫) 프로젝트 실험카메라 덕분이다. 경남 거제에 있는 한 지인은 SNS에 올라온 실험카메라 4편 ‘손님에게 당하는 알바’를 단체카톡방에서 공유한 뒤 ‘새해인데 국제신문 훈훈. 저거 세 번 봤어요. 역시 의리는 부산, 어머님들도 멋있네요’라고 새해 인사를 전했다. 충청도의 한 지인도 경남의 한 언론사 후배도 “저도 동영상 봤어요”라며 관심을 표명하며 설 인사를 대신했다.
1편 ‘한 끼 줍쇼’는 30대에게 따뜻한 밥을 내어주는 부산지역 식당 주인들의 모습을 담았다. 영상 속 주인공(후배 기자)이 쫓겨나기를 반복하던 차에 한 식당 아주머니가 “앉으소”라며 툭 던진 말이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것이다. 이미 메말랐을 것 같았던 눈물샘이 오랜만에 터졌는지 무뚝뚝한 기자조차도 눈가가 촉촉해졌다. 최근 업로드된 4편 ‘손님에게 당하는 알바를 봤을 때’는 맛깔난 연기 덕분인지 더욱 몰입됐다. 평소 무뚝뚝하지만 인정에는 약한 부산 사람의 모습을 잘 포착한 것이 성공요인이지 싶다.
다소 장황하게 부산온 실험카메라 이야기를 한 것은 오징어를 잡는 대형트롤 업계와 해양수산부 사이에 설을 앞두고 벌어진 반목을 보는 마음이 착잡했기 때문이다. 트롤 업계는 설을 앞두고 배를 모두 거둬들인 뒤 선장과 선원 400여 명이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이어 단속 주체인 동해어업관리단과 해수부를 찾아가 과도한 단속에 항의했다.
현재 트롤 업계는 수산업법상 동경 128도선 오른쪽 동해 수역에서 조업하지 못하고 낯선 서해로 가서 조업해야 한다. 이들은 “중국 어선의 남획은 손 놓고 있으면서 자국 어민만 단속한다”며 동해에서 불법 조업을 강행하기도 했다.
해수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강력한 단속’을 카드로 내세웠다. 동·남·서해어업관리단의 지도선은 물론 필요하면 해경의 함정까지 동원하기로 했다. 정부에 불법을 보고도 모른 체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업계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부당한 법은 없는지, 해결책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봐 주길 바란다. 내년 설에는 ‘해수부 덕분에 훈훈했다’는 어민의 말이 곳곳에서 들렸으면 좋겠다.
해양수산팀장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