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홍 칼럼] 한국 경제 회복탄력성이 관건이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1-30 19:10:26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으로 전 세계가 난리다. 폐렴의 확산 가능성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경제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돌아가지 않고 있고, 중국 내 자국인 이동이 줄면서 중국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중국 사람의 해외여행도 감소한다. 이로 인해 다른 나라보다도 한국이 받을 경제적 충격은 대단히 크다. 중국 의존도가 높아서다. 우한 폐렴이 한국경제에 큰 짐이 될까 봐 참 걱정이다. 그저 이 사태가 빨리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그림 서상균
이런 일을 일컬어 블랙스완 사건이라고 한다. 스완은 백조다. 블랙스완은 검은 백조를 말한다. 이 자체가 모순이다. 백조라는 동물이 검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될 법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블랙스완 사건이라 한다. 문제는 이런 일이 우한 폐렴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심심치 않게 터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한국경제는 멍이 든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뾰족한 수가 없다. 경제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상처에서 빨리 회복될 수 있는 경제체질을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비슷한 일이 한국에 있었다. IMF 시대다. 이것은 한국에 엄청난 블랙스완 사건이었다. 잘나가던 한국경제가 순식간에 고꾸라지면서 나타난 것이 IMF 시대다. 한국은 1980년대 질풍노도의 성장기를 맞았다. 경제 성장률이 아무리 낮아도 7~8%를 넘어섰다. 90년대에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와중에 블랙스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급격한 환율절상 때문이었다. 한국의 무역흑자가 지속되자 원화 가치가 크게 높아졌다. 1985년 기준 1달러당 약 900원이던 환율이 90년대 초반이 되자 700원대까지 절상되었다. 환율이 절상되면 제품가격이 비싸진다. 문제는 한국 제품의 품질이 나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자 한국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이 뚝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기업과 국가의 빚이 폭증했다. 성장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무리하게 빚을 썼던 것이다. 해외 투기자본이 이것을 눈치채고 공격을 개시했다. 그러자 한국경제는 맥없이 무너졌다. 1997년 일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IMF로부터 195억 달러를 빌렸다. 이 일로 온 나라가 뒤집어졌다. 재벌기업들이 무너졌고 은행이 통폐합되었으며 길거리에 나앉은 국민이 부지기수였다. 그런데 한국은 놀랍게도 3년8개월 후인 2001년 8월 빌린 돈 전액을 갚았다. 세계 역사상 유례 없는 일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IMF가 터지자 국민이 자발적으로 금 모으기를 시작했다. 장롱 속에서 잠자던 금부터 애지중지하던 금반지 그리고 아이들 돌잔치 때 선물 받은 금이 국가를 위해 쏟아져 나왔다. 이런 국민적 성원이 IMF시대를 극복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지만 본질은 아니다. 이 불가사의한 일을 설명하려면 국가의 경제회복탄력성을 이해해야 한다. IMF시대를 빨리 털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국내에 제조업이 살아 있어서였다. IMF사태가 터지자 달러당 환율이 800~900원에서 한때 1900원까지 치솟았다. 외국 바이어 입장에서 보면 한국제품은 1+1 세일에 들어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자 한국으로 주문이 다시 밀려들었다. 이런 회복탄력성이 있어 한국경제는 살아날 수 있었다.

국가의 경제회복탄력성을 만드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제조업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업그레이드하는 일이 중요하다. 혹자는 대신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허구다. 서비스업은 평균적으로 제조업보다 생산성이 낮다. 임금 등에서 제조업 생산성을 능가할 만한 서비스업은 금융업 등 몇 개가 안 된다. 불행히도 한국은 금융업에서 다른 나라를 압도할 역량이 부족하다. 그리고 제조업은 서비스업을 작동시키는 기반이기도 하다. 제조업 주변에는 다양한 서비스업이 성황을 이루게 된다. 이것만이 아니다. 우한사태처럼 경제에 충격이 왔을 때 이를 극복하게 만들어주는 경제회복의 축도 제조업이다.

두 번째는 새로운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산업규제 총량을 줄여야 한다. 한국의 BTS가 전 세계를 강타하게 된 이유를 아는가? 가요산업에 아이돌 가수 육성을 억제하는 규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을 제외한 유럽이나 미국 그리고 일본에서는 어린 아이돌 가수를 육성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었다. 이 규제가 한국에는 없었다. 90년대 초, 당시 유명 가수였던 이수만(현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일본 음악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아이돌 육성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때 길러진 아이돌이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다. 일본에서 이들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일본이 진원지가 되어 대만, 중국, 동남아시아로 이들의 인기가 퍼져나갔다. 이것을 보고 박진영(JYP)과 양현석(YG)이 따라 들어왔다. 오늘날 K-POP의 토대가 이때 마련되었고 BTS로 이어지게 된다.

지금 한국경제의 회복탄력성은 어떨까? 불행히도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국내 제조기반이 무너지고 있어서다. 지금 한국의 산업단지에는 공장매물이 쇄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수출할 수 있는 기업 수가 줄게 되고 동시에 경제회복탄력성도 약화된다. 정부의 산업규제도 엄청나다. 정부는 규제를 줄인다고 하지만 기업은 규제로 목 끝까지 허덕이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이유가 있다. 정치권과 정부가 빨리 한국경제에 대한 시각을 바꿔 달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제조업이 무너지고 규제로 새로운 싹들이 자라지 못하면 한국경제는 정말 심각해진다. 그렇게 되면 블랙스완 사건에 직면했을 때 회복이 느리거나 회복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우한 폐렴이 그 예다. 이것을 그저 국민 건강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 궁극적으로 경제 문제다. 그래서 어떤 블랙스완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경제체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약화되면 한국경제에 폭탄이 될 수 있다. 이런 예측 불가능한 사태에 국가가 버티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앞서 조치하는 곳이 정치권과 정부다. 이들이 자신의 역할을 잊어서는 안 된다.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명품마을' 혁신을 찾아서 <7> 진주 옥봉지구 새뜰마을
  2. 2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상영지역 중구까지 확대
  3. 3[사설] 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국민적 협조 중대고비다
  4. 4코로나 진단키트·손소독제 수출 폭증…‘K-방역’ 세계 입증
  5. 5[세상읽기] 거짓과 위선, 탈중국화의 일본사례 /이호철
  6. 6“부산 대기업 유치전략 궁금”…“내가 후보라면 대중교통 공약”
  7. 7안산도시공사, 운동장 필기시험 진행
  8. 8기업 1분기 영업익 17%↓암울한 전망
  9. 9“조합이 주민 간 소통·협력 구심점…복지 향상 위해 노력할 것”
  10. 10시공간 속 찰나의 삶…작품으로 주고받는 두 예술가의 대담
  1. 1부산선관위 150만 가구에 선거공보 발송·투표소 912곳 확정
  2. 2총선 유권자 4399만 명…만 18세 54만 명(1.2%)
  3. 3주한 미군, 코로나19 지침 어진 병사 3명 ‘훈련병’ 강등
  4. 4“부산 대기업 유치전략 궁금”…“내가 후보라면 대중교통 공약”
  5. 5부울경 미래한국 32% 범진보 34%…비례정당도 PK 혈전
  6. 6SNS에 지지후보 소개 가능…특정 정당 기재된 모자 착용은 안 돼
  7. 7진주을 무소속 이창희 방송토론 배제에 반발
  8. 8창원성산 범진보 단일화 일단 무산…노동계 “뭉쳐야 산다”
  9. 9울주 검경 출신 후보 ‘하명수사’ 공방…김영문 “재판 봐야” 서범수 “불법 공작”
  10. 10경찰 실수로 전과누락 위법 판단…‘특정인 찍지말자’는 문제 없어
  1. 1코로나 진단키트·손소독제 수출 폭증…‘K-방역’ 세계 입증
  2. 2기업 1분기 영업익 17%↓암울한 전망
  3. 3코로나 진정돼도 저금리 장기화 땐 구조적 불황 우려
  4. 4KIOST(한국해양과학기술원), 안산 본원 매각…부산 청사 건립비 ‘숨통’
  5. 5기업은행 창업 육성 플랫폼 3개 센터 혁신 창업기업 공모
  6. 6공정위 부산사무소장 피계림, 첫 여성 지방 소장으로 발탁
  7. 77조1000억 2차 추경안, 이르면 금주 국회 제출
  8. 83월 건보료 기준…가족과 따로 사는 1인 청년·노인은 별도 가구로 봐 지원
  9. 91분기 농식품 수출 5.8% 늘어
  10. 10정부, 연안여객선 운항관리비 부담금 일시 유예
  1. 1부산 13일째 지역사회 감염 ‘0명…추가 확진도 나흘째 없어
  2. 2[오늘날씨] 전국 맑고 일교차 커…강원 지역 한파주의보
  3. 3사천에서 코로나19 확진자 2명 발생
  4. 4부산 음주운전 30대 시내버스 들이 받아…가스 유출
  5. 5서울아산병원서 두 번째 확진자 발생…첫 확진자와 같은 병실 환아 보호자
  6. 6의정부성모병원 입원했던 50대, '확진 판정 하루 만에 사망'
  7. 7경남 코로나19 전담병원 마산의료원 간호사 확진…응급실 일시 폐쇄
  8. 8군포시, 자가격리 무시 후 확진 판정 받은 부부 고발
  9. 9온라인 개학 이후 초등 1∼2학년은 스마트기기 없이 EBS·학습자료로 수업
  10. 10코로나가 쏘아올린 기본소득 ⑥ 부산 재난관련 지원금 5가지
  1. 1프리미어리거, 연봉 30% 삭감 반대…“부자 구단만 이득”
  2. 2내년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1997년생도 ‘태극마크’ 단다
  3. 3LPGA 투어 6월 중순까지 중단
  4. 4‘전설’ 코비 브라이언트, 농구 명예의 전당 헌액
  5. 5“허약한 수비 보완, kt 색깔 맞는 농구 선보이겠다”
  6. 6테니스 라켓 대신 프라이팬…랭킹 1위의 ‘집콕 챌린지’
  7. 7‘백수’ 류현진·추신수, 일당 1억 이상→582만 원
  8. 8토론토 6월까지 행사 금지…“MLB 7월 개막이 적합”
  9. 9샘슨 4이닝 무실점·마차도 홈런포…외인 에이스 ‘이상무’
  10. 10144년 전통 윔블던 대회도 취소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독일 통일과정 7대 과오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다시 읽어보는 한 ‘분단인’의 삶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그럼에도 봄은 오고 있다
제1부두, 이왕 보존하는 김에 제대로
기고 [전체보기]
더 힘들고 연약한 우리 아이를 위하여 /여승수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일상을 찾기 위해 /손현진
기자수첩 [전체보기]
억측과 갈등만 낳는 낙동강청 /임동우
양산 도로 침하 사고의 교훈 /김성룡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개혁을 위한 아카데미상은 없지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귀하디귀한 악기 ‘편경’
강강술래와 농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인내의 시간, 염치를 갖자 /송진영
부산시의 뒷북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맬서스의 저주’
슬기로운 ‘집콕’ 생활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여든 살 어머니의 만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도다리쑥국
아시정구지의 추억
사설 [전체보기]
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국민적 협조 중대고비다
건보료 기준 긴급재난지원금, 혼란 최소화 보완을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국민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허황된 중국경사론
“한미동맹, 이상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전쟁의 얼굴
호의가 낳은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의 도전과 한국인의 응전
한국 경제 회복탄력성이 관건이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가 지구촌에 던진 경고
코로나 최전선 지방정부엔 여야가 없다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사계’ 연주의 전설, 이 무지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르네상스
영화 ‘사이드웨이’가 말하는 것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소치 허련이 그린 도깨비 그림
우봉 조희룡의 매화서옥도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하프마라톤대회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