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생활과 법률] 주주가 주인공인 주주총회 만들어야 /류재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05 20:08:51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년에 한 번 정기주주총회가 열립니다. 이는 상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회사의 법정 의무입니다. 시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기업이 3월에 정기주주총회를 엽니다. 법인세법에서는 사업연도 종료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은 기업의 재무제표를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절대 다수의 기업이 12월 결산을 택하고 있기에 법인세 신고를 위해서라도 결산일로부터 3개월 이내인 3월 31일 전에는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주총회를 가보면 그 모습은 제각각 다릅니다. 회사의 조직문화와 경영진이 추구하는 가치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 바로 주주총회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주주총회를 법정의무를 다하기 위한 감사보고를 하고, 법인세 처리를 위한 재무제표를 승인하고, 등기임원을 선임하며, 등기임원의 보수한도를 책정하는 정도의 요식행위라고 생각하는 경영진이 많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주총은 경영진이 주주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주주들을 만나려면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게 들지만, 1년에 한 번인 정기 주주총회는 주주들이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회사의 행사에 참여하게 만드는 훌륭한 명분이 됩니다.

이제는 주주총회가 법정의무 이행을 위한 요식행위라는 틀에서 벗어나도 될 것 같습니다. 법정의무를 위한 절차는 그것대로 충실히 진행한 다음, 힘든 발걸음을 한 회사의 주주들에게 어떻게 가치 있는 시간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본사가 위치한 미국 오마하에서 매년 5월 주주들을 위한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정기주주총회는 첫날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전시·판매하는 쇼핑데이로 진행되고, 둘째 날에는 연례 미팅을 통해 워런 버핏과 주주들이 중요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특히 Q&A세션을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배치해 이 축제에 참여하기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주주에게 발언권을 주고 실질적 의미의 토론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마지막 날은 자선행사의 일환으로 5㎞ 마라톤 대회가 열립니다.

한국에서도 창업자의 고민이 묻어나는 주주총회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지인의 초대로 안상현 대표가 운영하는 한국술집 안씨막걸리의 정기주주총회에 참여했었는데, 그야말로 주주들을 위한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주주총회는 안씨막걸리가 운영하는 이태원의 레스토랑에서 진행되었는데 입장하자마자 미쉐린가이드에 빛나는 안씨막걸리의 독창적인 음식들과 전국 곳곳에서 공수해온 전통주들이 제공되었고, 매년 주주총회에서 만나 친해진 주주들끼리 흥겨운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주주총회가 시작되자 먼저 주주들을 위한 연례보고 발표가 있었고, 중간중간 안 대표가 이야기하는 내용이나 수치에 대한 의미를 진지하게 물어보는 주주들과 안 대표 간의 열띤 토론의 장이 이어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는 애정을 가지고 회사에 투자를 한 주주들과 그 책임을 짊어지고 사업을 이어나가는 창업자가 만들어내는 아우라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벌써 몇 해 전의 일인데 아직도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정기 주주총회는 주식회사의 가장 중요한 리추얼(Ritual)입니다. 1년에 한 번 있는 그 시간을 어떻게 우리만의 방식으로 의미 있게 채울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경영진의 의무입니다. 주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어떻게 우리가 가진 가치와 비전을 공유할 것인지, 어떻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것인지에 대해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고민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변호사·법무법인 율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3. 3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4. 4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5. 5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6. 6[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7. 7“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8. 8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9. 9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10. 10‘서해피격 공무원 월북’ 수사 발표 해경총경, 직위해제 취소소송 승소
  1. 1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2. 2오세훈 “李대통령 실거주 이어 실경작 집착…국민 싸울 대상 아냐”
  3. 3장동혁 “국민 분노 폭발 직전…재산 약탈중지하라”
  4. 4“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 3년 새 46배 증가”
  5. 5[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6. 6군·유엔사 ‘DMZ 지뢰 추정 폭발’ 현장 조사 절차 시작
  7. 7조희대 대법원장 '재제청 거부' 여진…여야 공방 계속
  8. 8李대통령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조속 재개해야”
  9. 9국힘, DMZ 지뢰사고 공세 지속…“증거유실 기다리나”
  10. 10[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1. 1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2. 2[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3. 3"미래기금 사업 131건 중 95%는 부처 요구대로…감액 6건 불과"
  4. 4숙박업 세금체납 4년간 3.4배↑…주요 업종 중 최대폭 증가
  5. 5“문제 없을까?”… 공정위 퇴직자들, 대형 로펌에 대거 취업
  6. 6‘말로만 자율주행 기술 육성’… 관련 부처 예산 오히려 삭감돼
  7. 71243회 로또 복권 1등 12명…당첨금 각 25억 9252만 원씩
  8. 8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9. 9빠르게 느는 '10대 마약밀수범'…올해 적발인원, 작년 넘어서
  10. 10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1. 1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3. 3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4. 4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5. 5“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6. 6‘서해피격 공무원 월북’ 수사 발표 해경총경, 직위해제 취소소송 승소
  7. 7추석 연휴 마지막날 정체 시작…부산→서울 5시간
  8. 8올해 7개월간 ‘사이버 도박’ 검거 10대 267명…작년 전체보다 많아
  9. 9소주 탄 분유 먹이고 딸 강제추행…자녀 3명 학대한 40대 징역 7년
  10. 10중국 최고지도자 상호 중식당 테러…용의자 모두 중국인
  1. 1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2. 2[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3. 3남자 사브르, 일본에 45-44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4. 4한국 야구, 중국 꺾고 결승 진출…27일 일본과 금메달 결정전
  5. 5한국 남자핸드볼, 중국 꺾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
  6. 6[속보] 여자농구, 일본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남녀 동반 우승
  7. 7[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8. 8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9. 9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10. 10이민성호, 베트남 4-0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그때 부끄러움을 알았더라면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작자 미상
범숙학교의 기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아이의 근시, 안경만 쓰면 끝?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구체적 로드맵부터 마련하라
동남권 건강지표 ‘빨간불’…촘촘한 의료 안전망 구축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니트 세대와 한국 노동시장의 불편한 현실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공정함이 만드는 브랜드 가치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