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가족이 나타나 자가격리되는 등 신종 코로나의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도 “지역사회로의 확산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비상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국민의 방역 협조를 당부했다. 하지만 정작 공공의료의 최일선인 지역 보건소에선 사태의 심각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24시간 대응체제’를 갖췄다는 부산시 발표와 달리 대다수 보건소의 신종 코로나 선별진료소는 오후 6시면 문을 닫는다. 보건당국의 방역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다.
현재 부산지역 16개 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중 업무시간인 오후 6시 이후까지 운영하는 곳은 남구(오후 8시까지)뿐이다. 게다가 필수 신종 코로나 진단장비인 엑스레이를 일반 환자와 나누어 써야 해 실제 진료가능시간은 길어도 5시간에 불과하다. 그 시간 외에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가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면 진료를 받기 어렵다. 이런데도 시가 ‘24시간 대응체제’를 장담했으니, 말과 행동이 엇갈리는 보건행정의 전형을 보는 듯하다.
시 보건행정의 언행 불일치는 부산에 신종 코로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가족이 등장해 전염 우려가 고조되는 작금의 상황을 거스르는 것이어서 더 예사롭지 않다. 다행히 해당 가족의 일부가 음성 판정을 받은 데다 나머지도 아직 특별한 증상을 안 보이고 있지만, 앞서 음성에서 양성으로 바뀌거나 무증상 전염 사례가 확인된 터라 안심할 수 없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작은 방역 실수로 엄청난 곤욕을 치르지 않았던가.
가뜩이나 중국에 국한된 검역 시스템 탓에 싱가포르 등 제3국을 통한 감염자가 4명이나 발생하는 등 방역망에 큰 구멍이 뚫린 마당이다. 늦었지만 보건당국이 제3국 방문자라도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검역할 수 있도록 조처한 건 잘한 일이다. 보건당국은 아울러 “지역방역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이 헛구호가 안 되려면 지자체와 협의해 보건소 선별진료소 운영체계부터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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