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의 공소장 공개를 막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결국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됐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법무부가 자체적으로 만든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근거로 공소장을 비공개했지만, 이는 상위법인 헌법과 법률을 무시한 것”이라며 추 장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공소장 비공개는 문재인 정부의 다른 법무부 장관들이 하지 않았던 파행적 조처여서 시민단체의 고발은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추 장관은 “재판 절차가 개시되기도 전에 공소장 전문이 공개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무죄추정 원칙을 비롯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공소장 공개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수사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의 알권리와 인권을 신장시키려는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시행된 제도이다. 문 정부 들어서도 이에 따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양승태 전 대법원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의 공소장이 모두 공개됐다. 조 전 장관은 아내인 정경심 교수의 공소장도 공개했다. 그러고선 돌연 180도 달라진 행태를 보이니 그 의도에 의구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이번에 기소된 13명은 현 정권의 실세다. 검찰은 청와대 비서관실 7곳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기고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조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4·15총선 영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기본권 보호’란 추 장관의 공소장 비공개 사유가 순수하게 와 닿지 않는 까닭이다.
공소장 비공개를 통한 기본권 보호 정책을 왜 이번 사건부터 적용하는가. 다른 사건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나는 게 아닌가. 추 장관은 자신의 해명에 설득력을 담보하려면 이런 의문에 납득할 만한 설명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총선 승리를 위해 상위법까지 위반해가면서 공소장 비공개를 강행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비켜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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