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 새해맞이의 기쁨도 잠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우리 삶의 모습에 너무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문화예술계도 마찬가지로 2월에 열리기로 예정됐던 크고 작은 공연이 취소되었고, 공연을 강행한 공연장에서는 관객 모두에게 마스크를 나누어 주어 모든 관객이 마스크를 끼고 공연을 관람하는 풍경이 연출됐다. 그 여파로 지난주 주말 한 해의 액운을 떨치고 바다 위 둥근 달을 보며 달집을 태우는 정월대보름 행사도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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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무형문화재 제8호인 강강술래. |
정월대보름은 달의 운행원리에 맞추어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삶의 모습이 반영된 풍습이다. 3세기 무렵 진수가 편찬한 중국의 역사서 ‘삼국지’의 ‘위지동이전’에는 하늘에 제사 지내고 마을 사람들이 음악과 춤을 즐겼다는 우리나라 풍습에 관한 내용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전통사회에서 다 함께 즐긴 전통문화 중 강강술래와 농악이 있다.
강강술래는 우리나라 세시풍속 중에서 가장 크고 밝은 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이나 한가위에 전라남도 해안지역에서 성행했던 민속놀이다. 우리나라의 춤 가운데 유일하게 서로 손을 잡고 추는 군무로 1965년 국가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됐다. 강강술래는 춤을 추는 중간에 남생이놀이, 멍석말이, 고사리꺾기, 청어엮기, 문열기 등 여러 놀이가 춤과 혼합돼 흥을 북돋운다. 강강술래는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도 실려 다양하게 교육된다.
필자는 지난해 부산 기장군에 소재한 외국인학교 음악수업 특강을 하러 간 적이 있다. 다양한 나라의 저학년 아이들이 음악시간에 서로 손잡고 빙빙 돌며 강강술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필자는 선창자가 되어 소리를 메기고 아이들은 다 같이 “강강술래”를 부르며 소리를 받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임을 실감한 날이었다.
농악은 전통사회에서 가장 널리 연주하고 즐겼던 전통문화이다. 정월대보름이나 정초에 하는 지신밟기, 기우제 같은 마을 공동행사에서도 농악은 필수였다. 농악은 타악기가 중심이 되어 춤, 노래, 연주를 망라한다. 가장 볼거리가 많고 흥겨운 종합예술 공연이라 할 수 있는데, 지역에 따라 굿, 매굿, 풍장, 풍물, 두래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농악이 통칭으로 쓰이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이며, 최근 농악을 ‘풍물’이라는 명칭으로도 자주 쓴다. 농악은 2014년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긴 역사 속에서 풀뿌리 문화로 널리 연주됐던 농악 그리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던 강강술래는 우리 민족의 공동체의식과 신명을 담아낸 결정체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함께하여 즐거운 우리 문화가 다시 빨리 우리 일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소리연구회 소리 숲 대표·음악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