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다시 피어라! 부산 연극 /정익진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11 18:53:52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해 12월 초쯤 연극 한 편을 보았다. ‘다녀왔습니다’는 작품으로 경남 창원 마산지역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동인 극단 불씨촌(1977년 창립)이 기획·제작했다. 공연 장소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근처 ‘명배우 봉하극장 콜로노스’였다. 배우 명계남 씨가 단장을 맡고, 뜻을 같이한 여러 사람의 협력으로 극장을 끌고 나가는 것으로 안다.

극장 주변이 공장지대라 그런지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었다. 이 극장 역시 폐공장이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예술 공간으로 변신한 예다. 거기엔 ‘탕비실’이라 불리는 카페와 갤러리 공간이 있다. 실내를 둘러봤다. 상징적이고 다정한 소품이 눈길을 끌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글씨와 사진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이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모습의 한정판 LP ‘그 사람 노무현’을 볼 수 있었다. ‘상록수’를 부른 대통령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첼로 연주를 즐긴 고 노회찬 의원의 모습과 오버랩되며 마음이 무거웠다.

그 자리에 한참 서 있었다. 발목이 바닥으로 스며들었다. 이곳 주변은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으로 명소가 됐지만 막상 오가기 쉽지 않다. 교통편도 여의치 않고 연극 한 편 보려고 마음먹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지난달 국제신문 문화면에 부산 연극이 총체적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부산 연극을 포함해 지역의 연극일 경우 그 위기감이 더욱 가파르다. 중앙에서 보면 지방은 변두리고 주변일 뿐이다. 실제로 그렇게 인식한다. 우리의 문화적 평등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부산의 청춘나비 소극장과 한결아트홀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도 보도를 통해 들었다. 2016년 자유바다소극장이 폐업한 지 5년도 안 되어 또 운영을 중단한다는 보도는 상황의 심각성을 전한다. 이들이 지역 연극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나름 애써왔다는 점에서 관계자들의 아쉬움은 더 컸다.

지역 소극장이 잇따라 쓰러지는 이유는 한마디로 운영난이다. 부산 연극계는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첫째,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잃어버린 관객을 끌어들이겠다. 둘째, 중·장년 대상 연극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 셋째, 소극장이 입주한 건물주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과 별도의 무대장비·소품 보관 공간을 마련하겠다. 부산시도 예술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방식의 지원 계획을 냈다. 시가 구상하는 센터는 보관소를 비롯해 연습공간, 공연장, 아트살롱, 아카데미 등을 포함한다.

미국의 경우를 떠올려본다. 미국뿐 아니라 문화 선진국이라고 일컫는 나라에서는 지역의 고유성이 지닌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미국 연극계는 언제나 지역을 주시한다. 광활한 미 대륙에는 각 지역에 각각의 대학이 산재해 있다. 그곳에는 연극 속 행동을 실제로 체험하고 연구하며, 창조하고 실천하는 연극과가 있다. 이것이 미국 연극 최대의 특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역의 ‘커뮤니티 시어터(Community Theatre)’ 시스템을 통해 미국 연극의 중심지인 뉴욕 브로드웨이를 흉내 내지 않고도 독자적인 연극이념을 내세워 독보적인 연극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아울러 포드나 록펠러 재단은 이들 지방 도시의 예술문화 활동에 통 큰 지원을 하기에 부산 연극계처럼 심한 운영난에 허덕이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 부러워해야 하는가. 부산에 연극과가 있는 대학은 과연 잘 운영되고 있는가. 희곡작가에게는 그 작품에 알맞은 대우를 해주는가.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연극계를 위해 부산의 기업들의 관심과 지원 또한 절실하다.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의 예술문화 육성을 위해 대한민국 대기업은 정치계보다 문화예술계로 손을 더 뻗고 눈길을 돌려주기 바란다.

영화 ‘대부’에 나란히 출연한 말론 브란도와 알 파치노, 그들도 소박한 연극무대에서 출발해 연기력을 키워 세기의 배우가 되었다. 세계적인 극작가 미국의 유진 오닐이나 테네시 윌리엄스, 그들도 획일화되기 쉬운 중심을 벗어나 지역성을 강조함으로써 그들만의 고유성을 획득했다는 점도 기억하자. 부산다운 연극이 다시 피어나길 염원한다.

시인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1960 ~ 70년대 부산 미술은 어땠을까
  2. 2모레 유치원 초1·2 등교…학부모 “이른 것 아니냐” 불안
  3. 3이래도 한물갔다고? 송승준 롯데 불펜 버팀목 자처
  4. 4국세청, 고소득 유튜버 탈세·은닉 ‘현미경 검증’ 나서
  5. 5혈액부족 재난문자 덕에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6. 6[서상균 그림창] '1일 1깡'…
  7. 7뇌물수수 혐의 유재수, 1심서 징역형 집유
  8. 8중국, 홍콩보안법 금주 처리 강행…민주화 시위 다시 불붙다
  9. 9시진핑 “중국 경제 코로나 위기에 끄떡없다…잠재력 충분”
  10. 10[브리핑] 롯데아울렛 29일부터 메가세일
  1. 1PK를 잡아라… 부산 찾는 민주당 당권·대선후보들
  2. 2노동당 중앙군사위 회의 주재한 김정은 “핵 전쟁 억제력 강화”
  3. 3文대통령, 28일 청와대서 여야 원내대표와 오찬 대화
  4. 4해외입양 한인 16만 명에 마스크 37만 장 지원한다
  5. 5당권 쥔 김종인…부산시장 보선 구도 변동성 커진다
  6. 6여권 봉하 집결…권양숙 “많은 분 당선돼 기뻐”
  7. 7문재인 대통령, 28일 청와대서 민주·통합 원내대표와 오찬…협치 재가동
  8. 8김정은 22일 만에 다시 등장…미국 겨냥 “핵전쟁 억제력 강화”
  9. 9김종인 비대위 9명 중 4명 청년·전문가 영입
  10. 10
  1. 1 외국인선원 근로실태조사 강화
  2. 2관리비 내드려요…지역업체 공유오피스의 파격
  3. 3 롯데아울렛 29일부터 메가세일
  4. 4국세청, 고소득 유튜버 탈세·은닉 ‘현미경 검증’ 나서
  5. 5홈웨어 겸 외출복…올여름 ‘원마일 웨어’ 뜬다
  6. 6코로나 경제쇼크 저소득층이 더 혹독…‘긴급지원’ 요건 완화·기한연장 검토
  7. 7금리 낮출까…28일 한국은행 금통위 주목
  8. 8
  9. 9
  10. 10
  1. 1 전국에 비 소식 … 경북 내륙에 돌풍 불고 천둥·번개 예보
  2. 2김해 목재공장서 화재 … 소방, 인근 공장 확산 차단 주력
  3. 3부산시 코로나19 확진자 12일째 ‘0’명 … 누계 141명 유지
  4. 4새벽 해루질에 나섰던 아버지와 아들 숨진 채 발견
  5. 5방역당국, 다음주부터 '어린이 괴질' 감시체계 가동
  6. 6코로나19 신규확진 사흘째 20명대 … 초·중학생 등교하는 2주가 분기점
  7. 7경남 코로나19 1명 추가 확진
  8. 8알 수 없는 이유로 가드레일 들이받고 전복…경찰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 중”
  9. 9고성 삼강엠엔티, 국내 최초 해상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 수출
  10. 104개월 만에 경마기수 노조 설립신고 받아들여져
  1. 1롯데 2년차 서준원 '인생투', 키움 2-0 꺾고 '위닝시리즈'
  2. 2이래도 한물갔다고? 송승준 롯데 불펜 버팀목 자처
  3. 36.2이닝 무실점…거인 막내 서준원의 ‘인생투’
  4. 4‘KBO 홍보맨’ 류현진 “한국 경기장은 열광적 파티 현장”
  5. 5손흥민 몸값 866억 원 아시아 1위…일본 해외파 5명 총액보다 비싸
  6. 6
  7. 7
  8. 8
  9. 9
  10. 10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여의도를 움직이는 ‘관계’- 쌓아갈 인맥
21대 국회 대해부
여의도를 움직이는 ‘관계’- 선택한 인맥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진정으로 변해가는 모두의 시간 되길
그럼에도 봄은 오고 있다
기고 [전체보기]
‘바리데기’ 청소년, 그들이 시민이다 /이진숙
코로나 빌미로 분열 도모하지 말라 /곽붕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학개미’ 2030의 절박한 초상 /안세희
과거사법 마지막까지 관심을 /김해정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초선 의원들은 잘할 수 있을까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공연예술 패러다임 바뀐다
단절은 또 다른 생성을 낳는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수도권 일극체제와 관문공항 /송진영
전성기의 부산시장을 갖고싶다 /정유선
도청도설 [전체보기]
스웨덴의 자율 방역
여성 국회부의장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빈자일등(貧者一燈)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광주의 상추튀김과 쌈
갱(羹)도 아니고 죽(粥)도 아닌 ‘갱죽’
사설 [전체보기]
부울경 민관학 광역연합체, 구체적 성과가 관건이다
성추행 사건 공증 법무법인 오 전 시장 변호 적절한가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재난기본소득, 정명(正名) 아니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허황된 중국경사론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뒷모습을 그린 화가
권력자 마음을 꿰뚫어 본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가 한국에 준 새로운 기회
코로나의 도전과 한국인의 응전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K방역의 힘 보여주는 건 이제부터다
여야 모두에 경고장 보낸 부산 민심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장미꽃과 하프와 5월
문득 찾아온 토마소 알비노니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숙성, 사회의 성숙
거리두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무명 천재 화가의 화조 민화
소치 허련이 그린 도깨비 그림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