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국제 스포츠·외교 무대에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섰다. 다음 달 22~29일 벡스코에서 열리는 세계탁구대회가 그 시험대다. 시는 2002년 아시안게임을 성공리에 치른 경험이 있지만, 이번 행사는 그것만으론 무사 개최를 장담할 수 없다. 대유행 중인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란 강적을 만났기 때문이다. 시와 대회조직위가 중국 선수단 관리 문제로 갈등을 빚어 우려를 더한다.
시는 당초 중국 선수단 79명을 특별관리할 계획이었다. 선수단 숙소로 사용할 호텔 한 층을 통째로 비워 중국 선수단에 배정하고, 전용 엘리베이터를 마련하는 등 동선을 분리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시는 조직위의 반대로 이 방침을 철회했다고 한다. 조직위는 “특정 국가 선수단만 특별관리한다는 건 말이 안 되고, 외교 문제로도 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조직위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중국 선수단은 2개월 전부터 중동 카타르에서 훈련 중인 데다, 자국을 거치지 않고 바로 부산에 오겠다고 밝힌 터다. 시는 입국 전 건강을 점검토록 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런 마당에 시가 중국 선수단을 잠재적 코로나19 감염집단으로 규정하고 특별관리하는 건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인권 침해 소지도 있다.
이번 대회에 79개국에서 537명의 선수와 탁구협회 관계자 등 3000여 명이 참가하는 터라 시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건 이해 못 할 바 아니다. 참가국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곳이 11개국이나 되니 더욱 조심스럽다. 이중 삼중의 방역망을 설치하고, 안전에 안전을 기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선수들을 잠재적 감염자로 취급하면서 행사를 치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다 축제여야 할 행사가 자칫 외교 분쟁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
오거돈 시장은 “이번 대회를 부산이 동북아 물류 중심도시를 넘어 진정한 국제도시로 거듭나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탁구 부흥의 전기로 삼겠다”고도 했다. 시민 모두 학수고대하는 소망이다. 그러려면 한국 첫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인 이번 행사를 보란듯이 잘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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