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고] ‘견제와 균형’의 형사사법 시스템을 바라며 /백상훈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13 19:43:42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월 13일 패스트트랙에 올랐던 수사권조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에 상정될 때부터 국회에서는 찬성·반대의 대치 양상으로 전개됐지만, 국민은 수사권 조정이 어느 권력기관이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형사사법 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검경수사권 조정에 60%가량이 찬성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형사사법 시스템은 선진국 형사사법 시스템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선진국 형사사법 시스템은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 재판은 법원이 행하도록 함으로써 분권을 통해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있다. 흡사 삼각형의 결정 조건과 비슷하다. 다른 도형은 한쪽을 꾹 누르면 찌그러지지만, 삼각형은 세 변이 주어졌을 때 딱 한 가지 모양으로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눌러도 모양이 변하지 않는 안전성을 가진다.

우리나라 형사사법 시스템은 어떨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 시작은 일제강점기 식민지 통치와 약탈을 목적으로 형사법을 장악하기 위해 검사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하면서부터이다. 해방 후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 검찰총장과 국회의원이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는 게 맞다고 했지만, 6·25전쟁 직후 사회 안정을 이유로 일제강점기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검찰에 기소독점·기소재량·직접수사, 수사지휘권, 영장청구 독점권 등이 집중됐다. 이에 따라 권한이 분권화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치면서 견제와 균형이 어려운 형사사법 시스템이 됐다. 그렇기에 선진화라는 변화가 필요하다.

이번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 주로 ‘검찰개혁’이라고 표현되면서 검찰만 개혁의 대상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은 권력기관 개혁에 더 가깝다고 보는 게 맞다. 이번 수사권 조정안의 핵심을 살펴보면 검찰은 집중되어 있는 권한을 분산하는 방향이며, 경찰은 수사절차에서 권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민주적 통제장치를 마련하는 방향이다.

수사권 조정안 내용을 보면.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과 검찰을 협력관계로 설정해 경찰에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 능력 요건을 강화했으며,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해 검찰 권한을 분산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따른 경찰권력 비대화를 우려하지만,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 재수사요청권, 직무배제 및 징계요구권 등 10여 가지 통제장치가 마련돼 있어 통제와 견제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개혁, 즉 변화는 구체제가 신체제로 이행하는 과정이 아무리 급진적이어도 과도기적 구간이 존재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 과도기적 구간에서는 구체제 질서는 이미 깨졌으므로 그 이점을 누릴 수 없고, 그렇다고 신체제 질서가 충분히 확보되지도 못했기에 그에 따른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닌 문제가 발생한다. 일종의 터널 구간 같은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국민에게 모든 편익이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주어지면 연간 약 56만 명의 사건관계인이 불안정한 지위에서 조기에 벗어나며,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요건이 강화되면 불필요한 이중조사 폐지로 연간 1500억 원의 사회적 비용이 절감된다. 공판중심주의도 강화된다.

그리고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만 부여했기에, 경찰의 불기소에 대해 사건관계인이 검찰에 이의신청하는 경우 검찰이 수사한다. 또한 수사 개시부터 1차 수사종결권이 경찰에 있어 수사상 문제는 경찰이 책임지므로 책임소재가 명확해져 경찰과 검찰의 책임 떠넘기기가 없어진다. 궁극적으로 국민 기본권이 보장될 것이다.

65년 만에 형사소송법이 개정됐고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국민이 수사권 조정에 찬성하고 지지해준 것은 어느 한 권력기관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견제와 균형을 통해 반칙과 특권이 없는 공정한 형사사법 시스템을 만들어 기본권이 보호되기 바랐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있을 많은 변화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국민의 기본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산 중부경찰서 수사지원팀장·경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6. 6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7. 7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8. 8울산 온산 화학공장 화재
  9. 9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10. 10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3. 3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4. 4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5. 5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6. 6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7. 7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8. 8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9. 9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10. 10“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3. 3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4. 4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5. 5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6. 6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7. 716, 17일 ‘부산금융주간’…청년교육·세미나 등 다채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14일
  9. 9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10. 10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7. 7[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8. 8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5일
  10. 10“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4. 4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5. 5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6. 6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7. 7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8. 8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9. 9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10. 10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다시 영화의 시간
사형 생중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퐁피두 중단·라 스칼라 보류, 새 문화 대안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 산은 부산 이전 강력한 의지 보여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