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개 부문을 휩쓰는 사이 또 하나의 ‘작품’이 미국 전역에 소개됐다. 이 시상식을 중계한 미국 방송사 ABC를 통해 티저 광고로 등장한 삼성전자의 새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이다.
30억 원 가량이 든 28초 분량의 이 광고는 이틀 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 시리즈와 ‘갤럭시 Z 플립’ 언팩(공개)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리고 이들 신제품이 공개되자 미국 뉴스 전문 방송사 CNN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석권만큼이나 충격적”이라며 호평했다.
삼성전자는 매년 2월과 8월 두 차례 언팩 행사에서 신제품을 선보인다. 올해 각오가 남다른 듯하다. ‘갤럭시 S20’ 시리즈와 ‘갤럭시 Z 플립’을 내놓은 삼성전자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은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삼성전자는 2010년 갤럭시폰을 처음 출시하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해왔다. 하지만 잠시도 방심할 수 없는 기술 전쟁의 시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시장서 2년 만에 1위 자리를 애플에 넘겨줬다. 연간 출하량은 2억9510만 대로 1위를 지켰으나 중국 화웨이가 2억4050만대로 턱 밑까지 따라붙었다. 애플에 밀리고 화웨이에 치이는 신세니 반전의 계기가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올해, 새로운 10년을 여는 제품이란 의미로 전작인 ‘갤럭시 S10’에서 막바로 ‘갤럭시 S20’으로 점프하고,‘갤럭시 Z 플립’에 2025년 1억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폴더블폰의 개척자 역할을 부여한 배경으로 읽힌다.
‘갤럭시 Z 플립’은 조개 껍데기(clamshell)처럼 위아래로 접는 형태여서 조개폰이란 별칭을 얻었다. 접었을 때 손 안에 쏙 들어오고 셔츠 앞주머니에 넣어도 될 만큼 휴대성이 좋다. 또 90도로 펼친 상태에서 동영상을 보면서 다른 앱을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기능성도 높였다. CNN의 평가가 허투루 나온 게 아닌 셈이다.
휴대전화가 처음 등장한 건 1983년이지만 2007년 1월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을 들고 나오면서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그때 잡스는 “오늘, 애플은 전화기를 재발명한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오늘부터 ‘갤럭시 Z 플립’을 판매한다. 165만 원짜리 이 제품이 ‘갤럭시 S20’ 시리즈와 함께 삼성의 바람대로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를지 시장의 판단이 내려진다.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