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앞으로 바짝 다가온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바라보는 국민 시선은 우려 일색이다. 여야 각 당의 득표 계산이 깔린 정쟁이 심화하면서 선거구 획정은 표류하고 있다. 비례대표 룰 변경에 따라 수많은 정당의 난립이 예상되고, 보수 진영은 물론 호남 기반 정당의 통합 문제까지 불거져 유권자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주권자인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권력을 맡길 후보자 검증은 제대로 될 리 만무하고, 시대흐름을 반영하는 정책이나 미래지향적인 이슈는 아예 실종돼 버렸다.
선거구 획정 지연 등 ‘깜깜이 선거’는 4년마다 되풀이된다. ‘국회가 선거일 1년 전까지 국회의원 선거구를 확정해야 한다’는 선거법 조항이 아무리 사문화됐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 투표일을 눈앞에 두고도 여야 할 것 없이 당내 이해관계까지 맞물려 선거구 획정이 마냥 미뤄지고 있다. 적어도 재외동포 선거인명부 작성이 시작되는 오는 26일까지는 선거구 획정 기준이 마련돼야 하는데 깜깜 무소식이다. 부산 남구 갑·을 등 통합 대상 선거구 지역에서는 각 당 후보진영과 유권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시간에 쫓겨 여야가 고무줄 잣대를 들이댄 선거구 획정안을 내놓을까 걱정스럽다.
선거에 나설 정당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나는 모양새다. 주요 정당의 면면도 유동적이어서 유권자들은 헷갈린다. 범보수 진영의 통합신당과 ‘안철수 신당’, 호남권 제3지대 통합정당은 아직도 추진이 진행형이다. 또 비례대표를 노리는 정당들이 ‘떴다 방’처럼 생겨나고 있다. 어제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이 39개나 되고 창당을 준비하는 정당이 30개 가까이 된다. 유권자들은 비례정당 투표도 ‘깜깜이 선거’를 해야 할 판이다.
이는 정치권의 직무유기가 빚어낸 결과다. 그나마 다음 달 5일 본회의에서 선거구획정안을 처리한다는 목표로 그제부터 여야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협의를 시작했다는데,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성과가 나와야 할 것이다. ‘깜깜이 선거’의 피해는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각성을 요구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