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위해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수정산터널과 백양터널의 운영권을 조기 매입하려는 부산시와 민간 사업자 간 협상이 지지부진하다고 한다. 지난해 초부터 세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사업자 측이 계약 기간까지 운영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거의 진척이 없다는 것이다. 오거돈 시장은 지방선거 당시 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료도로 무료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임기 내 무료화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주지하듯이 부산은 전국 자치단체 중 유료도로가 가장 많은 도시다. 이 때문에 시민의 통행료 부담이 큰 데다 시 또한 예측 통행량에 못 미치는 손실액을 사업자에게 보전해 주느라 재정을 퍼붓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수정산터널 지원금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만 86억 원에 달했고, 백양터널 역시 지난해 39억 원으로 이 두 곳만 해도 한 해 100억 원이 훌쩍 넘었다. 시가 도로 운영권을 사업자로부터 조기 매입, 직영할 필요가 있다고 시민단체 등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이유다.
2000년과 2002년 개통한 백양터널과 수정산터널은 25년간 계약을 맺어 각각 오는 2025년, 2027년까지 MRG 방식으로 운용된다. 시가 강제로 운영권을 회수하는 공익처분을 내릴 수도 있으나 소송 우려 때문에 가능성은 적다. 계약기간이 5, 7년 남았다고는 하나, 시간이 많지 않다. 아직 매입 금액에 대한 논의는 시작조차 못했다고 하니 협상을 한다고 해도 언제 끝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의 부담을 최소화하려면 운영권 매입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따라서 시는 사업자와 협상에 보다 속도를 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으면 오 시장의 유료도로 무료화 공약은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이미 시가 운영하는 광안대로 통행료 무료화 또는 요금 인하 공약 실현은 어려운 것으로 내부 결론을 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통행료가 저렴한 데다 해상도로 특성상 유지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를 들지만, 다른 유료도로 또한 흐지부지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처럼 오 시장의 무료화 공약이 헛구호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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