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국해양대 학생 사망사고는 해외 승선 실습생에 대한 안전관리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 난맥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다. 대학과 선사 사이에 체결된 운영협약만 해도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안전한 승선 실습이란 목적 아래 여러 의무규정을 뒀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식적인 문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습생 부당대우와 관련한 해양수산부의 현행 신고제 또한 유명무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협약은 2017년 해외 승선 실습 중 숨진 목포해양대 재학생 사고를 계기로 한국해양대가 20여 선사와 체결한 것이다. 그런데 기가 차는 대목은 협약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대학 교직원이 출항 전 실습선에 올라가 현장을 확인한 사례가 없다는 점이다. 대신 실습을 마친 학생에게 승선 환경을 확인하는 게 전부라고 한다. 이래서는 ‘학생들의 실습 수행을 점검하고 현장 지도를 해야 한다’는 조항이 무색하다.
선사 측의 실습생 보호조처와 같은 의무 조항도 명시돼 있지만, 무용지물인 실정이다. 준수하지 않아도 제재할 방법이 없어서다. 더욱이 이런 운영협약서의 문제점은 벌써부터 제기된 것이라니 민망스럽다. 해수부의 신고제도도 허울만 좋다. 실습생 부당 대우에 대해 해양수산청 선원근로감독관에게 신고하는 장치가 있으나 실제 접수된 건 거의 없다고 한다. 이처럼 제도가 겉도니 사고가 또 터져나오는 게 아닌가.
해수부의 뒷북 대처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제각각이고 강제성이 없는 대학-선사 운영협약과 관련, 뒤늦게 ‘현장 승선실습 표준협약서’를 마련해 올 8월 시행할 예정이나 사후약방문 격이다. 표준협약은 선박직원법 개정안에 따른 것으로, 이행하지 않으면 처벌 등 선주 측 책임과 의무를 강화한 게 그나마 특징이다. 하지만 관건은 역시 실행력이다. 해수부는 해외 승선 실습생들의 안전이 담보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와 관리감독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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