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컨테이너 전용 부두 9곳에 대한 첫 전면 안전점검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안전 관련 시설 투자 미흡에서 드러나듯 안전보다 생산성 위주의 작업 방식이 일상화했으며, 체계적 안전 매뉴얼 부재와 안전 수칙 미준수 등 복합적 요인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안전 사고 원인 도출은 물론 점검 대상과 방식이 모두 이례적이다. 그만큼 부산항이 안전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다. ‘위험의 일상화’에서 벗어날 획기적인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부산항 북항 4곳, 신항 5곳 등 9개 컨테이너 부두와 8개 부두 운영사 모두를 동시에 합동 점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지난달 9일부터 30일까지 부산해양수산청과 안전보건공단, 부산항만공사(BPA) 등 28개 유관기관이 참여했다. 하역 현장 안전관리체계를 중심으로 휴대전화 사용금지 등 일반사항 20개, 개인 보호구 착용 등 중장비 14개, 작업장 조도 확보 등 하역 작업장 41개 등 총 75개 체크리스트를 적용했다. 이러니 사고가 날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요인이 여럿이었다.
북항 부두 작업장 일부의 조도가 기준치의 10분의 1에 불과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조명탑 조도 기준치는 75룩스(빛의 밝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1룩스는 촛불 1개 정도의 밝기)이나 7룩스에 그치는 곳이 확인됐다. 특히 비라도 오는 야간엔 위험이 가중될 것이 분명한데, 이러고도 사고가 나지 않길 바라고 있었다면 그야말로 안전 불감증 아니냐고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산업안전보건법이나 국제노동기구(ILO) 규정을 따져 시설 개선과 책임 추궁이 이뤄져야 할 사안임이 분명하다.
이번 점검에선 부두 운영사가 안전관리 지휘·통제의 주체가 돼야 한다거나, 매달 항만안전관리협의회를 통해 부두별 개선 사항을 지속해서 점검하자는 방안도 나왔다. 항만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항만 김용균법’이 발의를 앞둔 마당이다. 법과 그물망 같은 안전 매뉴얼, 그리고 누수 없는 현장 수칙 준수 삼박자가 갖춰질 때 부산항은 안전 사각지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관련 기관과 종사자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컨트롤타워를 상시적으로 실효성 있게 가동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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