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고] 각본상 ‘기생충’과 문학·문학인의 자리 /김광수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17 19:13:38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 갑갑한 일상사와 답답한 심정을 일거에 씻어준 낭보다. 밤잠이 가셔질 정도였으니까.

영화인만의 승리가 아닌 국민 모두와 대한민국의 승리건만,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4개 부문 수상에 이르러서는 무딘 붓끝이 부끄러울 따름이건만, 금정산정 고당봉에 올라 만세삼창으로 자축하고 산자락 새벽시장, 희망시장으로 내려와 선남선녀 더불어 어깨춤이라도 추고 싶건만, 가슴 한구석이 허허롭고 착잡한 것은 웬일인가?

시나리오, 티브이와 라디오 드라마, 심지어 희곡의 어원이자 연극과 이음동의어인 drama(드라마)마저 문학을 떠나 종합예술의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사실이, 적지 않은 극작가가 문인 자리를 떠나 연극인 자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실이 그 이유일까. 희곡이 문학 중심의 종합예술인 연극의 3요소, 희곡·배우·관객 중 최초 최후의 요소로 군림하던 때가 엊그제인데 떠나고 있다니. 문학 아니라고 한다니.

밀레니엄시대 초기만 해도 절대다수 종합문예지가 시 소설 희곡 수필 순서로 편집하고, 문학사에 밝은 편집인은 발생순으로 희곡을 소설 앞에 넣기도 했는데. 원작자는 자신의 드라마나 시나리오가 문예지에 수록되는 것이 예술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여겨 기뻐했는데. 불과 이십수년 전 일인데.

김소월 조지훈 김동리 황순원 등 문학사적 시인 작가가 마중물이었고, 1900년대 종반에 이르기까지 스타 문인들이 주도하던 문학 전성시대는 거기까지인가?

영화는 흑백 화면에 오늘의 대형 티브이 크기도 되지 않게 쪼끄마니 출발했다. 그렇게 101년 전 한국에 들어온 영화가 노벨상 이상인 아카데미상을, 그것도 핵심 부문으로 공인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을 쓸어 담은 2020년 2월! 영화인이 영광의 승리를 위하여 ‘딴따라’라 천대받으면서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동안, 문학은 인간정신을 말글로 형상화하는 언어예술이기에 예술의 으뜸이라 엄지 척이던 필자는 뭘 했는지. 첨단공학의 총아 전자책 탓에 종이책이 죽어간다는 비명으로, 예의 남 탓으로 세월이나 죽이지 않았는지. 문인자리를 정신적 회전의자로 여기지나 않았는지. 난국에 열 사람의 현자·대가에 원로문인은 뭘 하셨을까. 재능 대신 말글사랑만으로 문학인생을 선택한 물색없는 문단 말석의 필자를 가르쳐주셨으면 좀 좋았을까.

반장 선거와 골목대장 겨루기에서 필살기가 상대를 거짓말쟁이에 가난뱅이로 몰아가기라 한다. 졸지에 가난뱅이에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린 상대는 전의를 상실할 수밖에. 둘 중 하나만으로도 치명적이고 변명할수록 남루해지니 그럴 수밖에.

문제는 국회의원선거를 코앞에 두고 벌이는 정치판과 정치인의 작태다. 선거의 순기능은 없어진 지 오래, 인간 윤리도덕마저 사라져버린 역기능이 두렵다가 무섭다. 지역구민 겸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선량을 뽑는 선거이건만 정당의 정책도 본인의 철학도 들리거나 보이지 않는 것이 예전의 반장선거로 돌아갔거나 퇴행한 듯싶다. 정치도 정쟁도 아닌 증오니까. 증오의 청각언어, 저주니까. 문학의 영향력에 대한 과신은 천진난만한 문인의 착각이다. 대부분의 작품은 탁상담화나 한담의 재료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교과서에 실린 작품이거나 인기 작가의 것으로 한정된다.

남녀노소에게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연중무휴로 대중매체를 타는 선량의 말과 행위일 수밖에 없다. 험담과 모함이 쉽사리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나아가 정경대원(正經大原, 바른 길과 큰 원칙)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다.

인간은 동물이면서 생각하는 존재이기에, 본능과 사유라는 이중성을 지닌 포유동물이기에,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여기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기에 그렇다고 한다면 강변이겠지.

소설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분하다 준태티’? 반하다 ‘승리의 티’
  2. 2얼마 만에 맑은 날…더워도 좋아
  3. 39이닝당 볼넷 4개…“류현진 낯설어”
  4. 4진해만 양식장 역대급 장마에 초토화
  5. 5채용 비리 혐의 창원문화재단 전 대표 벌금형
  6. 6부산 민주당, 성추행 의혹 시의원 제명
  7. 7여야 지지율 역전…통합당 ‘좌클릭’‘호남구애’ 통했다
  8. 8영업익 줄고 부채 늘었는데…직원 뽑고 연봉 올린 공기업들
  9. 9한국 땅 밟은 이그부누, kt 배려에 ‘의리슛’ 쏠까
  10. 10LPGA 상하이 코로나 탓 취소
  1. 1문 대통령 하동·합천 등 2차 특별재난지역 선포
  2. 2부산대, 고현철 교수 5주기 추도식 거행
  3. 3부산 민주당, 성추행 의혹 시의원 제명
  4. 4여야 지지율 역전…통합당 ‘좌클릭’‘호남구애’ 통했다
  5. 5영업익 줄고 부채 늘었는데…직원 뽑고 연봉 올린 공기업들
  6. 6부산시 10년간 성희롱 고충접수 단 3건
  7. 7오거돈 사태 덮기 급급했던 부산 민주당 ‘미투 연타’에 패닉
  8. 8통합당 부산시장 보선 공천…원외는 컷오프, 현역은 혈세 변수
  9. 9또 민주당발 성추행 의혹…“시의원이 식당직원 신체 접촉”
  10. 10문 대통령 열차 대책회의하며 하동행…“지원 실행 속도가 관건”
  1. 1금융·증시 동향
  2. 2연금복권 720 제 15회
  3. 3대형마트 황금연휴 빅세일…슬기로운 쇼핑생활
  4. 4낚시터 안전 지킴이 연내 배치…어선 위치정보 감시체계 구축
  5. 5주가지수- 2020년 8월 13일
  6. 6맛집 찾아 떠나는 여름휴가, 올해는 백화점·마트로 가자
  7. 7‘뉴딜펀드’ 3억까지 5% 저율과세
  8. 8불법 공조조업 3번 땐 어업허가 취소
  9. 9K-무인수중건설로봇 베트남 공사 투입됐다
  10. 10부산항 상생협업 아이디어 공모
  1. 1울산서 확진자 접촉 중학생 코로나19 확진
  2. 2부산 코로나19 추가 확진 4명…러 선박 수리→부경보건고 전파 추정
  3. 3멧돼지 잡으려다 … 총기 오발 추청 1명 사망
  4. 4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이틀 연속 50명대…지역발생 41일 만에 최다
  5. 5경남교육청, 9월 1일자 교육공무원 454명 인사
  6. 6코로나 확진자 들린 PC방·동전노래방 전자명부 허점
  7. 7부산 수영교에 포트홀 … 폭 1m·길이 4m
  8. 8부산 을숙도대로 싱크홀에 차량 바퀴 빠져 … “절대 감속해야”
  9. 9사하구 코로나 확산…교육시설 47곳 원격수업
  10. 10코로나19 감염자 행세한 유튜버 집행유예
  1. 1LPGA 상하이 코로나 탓 취소
  2. 2한국 땅 밟은 이그부누, kt 배려에 ‘의리슛’ 쏠까
  3. 39이닝당 볼넷 4개…“류현진 낯설어”
  4. 4‘분하다 준태티’? 반하다 ‘승리의 티’
  5. 5‘세비야vs맨유’ ‘샤흐타르vs인터밀란’ UEFA 유로파리그 4강 대진표 완성
  6. 63연패 부산, 14일 성남전서 반등 노린다
  7. 7벤치클리어링 유발 휴스턴 코치 엄벌
  8. 8이달 11이닝 1실점…류현진, 돌아온 ‘괴물 지표’
  9. 9스트레일리 QS에 김준태 만루포... 롯데, NC에 8-4 제압 '6연승'
  10. 10올스타전 없는 팬투표…롯데, 8년 만에 ★ 싹쓸이?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2020년 지금 우리에겐 취사선택권이 없다
세계유산은 희생 없이 절대 가질 수 없다
기고 [전체보기]
반도체·물산업 클러스터와 부산 /김영부
동천을 살릴 슬기로운 방법 /이용희
기자수첩 [전체보기]
해도 해도 너무 하는 베토벤 /권용휘
가덕신공항, 대통령이 결단할 때 /김해정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삼각 교수대와 황금 요강
누가 바람과 함께 사라질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온고지신과 뉴트로
불교의식 음악과 춤 단상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해수부, 언제까지 쉬쉬 할건가 /유정환
부산형 뉴딜의 성공 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28년만의 휴가
수해 정치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이주의 시대와 문학
손편지의 위로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음식 관광 상품의 쓸모
기내식과 고추장
사설 [전체보기]
‘깜깜이 감염’ 조용한 전파 확산 부산 심상찮다
통합당에 지지율 역전 여당, 민심 무겁게 받아들여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 기본소득이 ‘가짜 기본소득’인 이유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기후위기 그리고 그린 뉴딜
6·25전쟁, 끝내야 한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명작이 된 습작
세계 최초의 추상화가
이홍 칼럼 [전체보기]
외국인 근로자 문제,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공공기관 추가 이전, 희망고문 되나
불신의 벽 넘어야 할 행정수도 이전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더위에 지친 당신께 이 곡을
베토벤 ‘월광소나타’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마음!
와인과 여행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신윤복의 ‘저잣길’
겸재의 신비한 그림 ‘사직송’
  • 2020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행복한 가족그림 공모전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