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어떤 운동이 좋을까요?” 엊저녁에 한 지인이 내게 물었다. 그가 말하는 ‘이럴 때’란 추운 날씨를 뜻했다.
코로나19 걱정도 포함한 물음이다. 그는 열성적인 스포츠 마니아다. 주 5회 스포츠센터에 다닌다. 주말엔 어김없이 볼링을 친다. ‘하루라도 운동을 멈추면 몸에 가시가 돋치듯’ 쑤신단다.
평소 이런 그를 마땅찮게 여겼던 가족이 요즘 잔뜩 뿔이 났다. 아내는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긴장하고 사는데 어데 자꾸 나가노”라며 버럭 화를 낸다.
반면에 아들은 “내도 갑갑타. 델꼬 나가라”며 투정을 부린단다. 그런데 다니던 스포츠센터는 문을 닫는단다. 이래저래 옴짝달싹 못하는 그는 죽을 맛이다. 그래서 그는 가족과 함께 운동할 마음을 먹고 내게 어떤 운동을 할지 물은 것이었다. “손 교수가 이런 운동이 좋다 카더라”며 나를 슬쩍 끼워 팔 속셈이었다.
최근 갑갑한 이가 어디 그 사람뿐일까. 진작 얼어붙은 경기에 마음마저 위축됐다. 답답해 바람이라도 쐴 겸 운동을 하려고 해도 제약이 많다. 아직 춥다. 운동하러 나올 친구도 별로 없다.
코로나19 탓에 스포츠센터 방문마저 내키지 않는다. 결국 운동이 부족해 몸에 지방이 쌓이고 살도 찐다. 춥다고 덜 먹을까. 소화불량도 잦다. 의료 통계에 따르면, 동절기엔 위장병 환자가 18%가량 더 많다. 낮은 기온 탓에 근육과 관절이 경직돼 조금만 삐끗해도 다친다. 추위에 면역력도 뚝 떨어져 전염병은 물론 다른 질병에 걸리기 쉽다. 겨울철에 운동을 해야 할 이유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답했다. “평소 나보다도 운동에 열성적인 그대를 심히 존경하오. 하지만 이젠 가족과 함께 운동을….” 그는 내 말을 딱 끊고 대꾸했다. “가족이 운동을 싫어해요. 또 체력과 기능도 약해 빠져 마땅한 게 없죠.” 내가 덧붙여 말했다. “그대는 나름 운동 전문가요. 가족의 심리와 특성도 잘 알 테죠. 운동할 이유를 일깨워 줘요. 체력과 기능이 달라도 함께할 방법도 찾아보시고.” 나는 어렵고 위험한 운동을 늘 반대해 왔다. 쉽고 안전한 운동이 좋다. 내기나 경쟁을 위한 스포츠도 싫다. 서로 협동하며 행복해지는 활동이 좋다. 운동이 어렵고 위험할수록 건강이 증진되던가.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승패를 겨루는 운동도 유익하던가. 이기려 오버페이스하다 다치기에 십상이다. 졌을 땐 즐겁지 않다.
뭐든 쉽고 간단해야 좋다. 운동도 그렇다. 그래야 안전하고 즐겁다. 내가 그에게 권했던 운동은 체조와 걷기였다. 물론, 그는 내 말에 실망했다.
하지만 이 운동들은 그가 궁금했던 ‘이럴 때’ 딱 좋다. 요즘 같은 때 많은 이가 바글대며 운동하는 실내가 과연 괜찮을까. 유산소운동이라면 더 조심스럽다. 성인은 1회 약 500㎖의 공기를 마신다. 생맥주 한 잔 분량이다. 1분에 약 16회 호흡하니까 8000㎖가량 마시는 셈이다. 1시간엔 480ℓ나 된다. 물론 운동하면 그보다 최소 2~5배 호흡량이 많아진다.
생각해보자. 탁한 실내공기를 그토록 뱉고 마시는 운동이 좋겠는가. 그렇다고 마스크를 쓴 채 유산소운동을 할까. 부디 공기 맑은 숲이나 공원에서 걷길 바란다. 가벼운 산책만 해도 시간당 약 400㎉의 열량이 소모된다. 조깅, 수영, 테니스에 버금간다.
집에서 체조해도 좋다. 체조는 유연성 등 여러 체력을 기르는 데 꽤 쓸모가 있다. 가족끼리 짝 체조를 하면 화목까지 덤으로 얻는다. 요즘 인터넷 동영상에 좋은 프로그램이 참 많다. 나도 가족과 함께 아침저녁으로 따라 한다.
벌써 우수가 지났다. 곧 경칩이다. 하지만 아직 쌀쌀하다. 밖에서 걷기 전에 근육과 관절에 스트레칭 운동을 하자. 너무 춥거나 덥게 입지 말자.
심혈관 질환 등이 있다면 당분간 집안에서 체조를 하는 게 더 좋겠다.
부산교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