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결국 현실화했다. 감염원과 감염경로 등 역학적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데 이어 이런 ‘깜깜이 환자’한테 옮은 2차 감염자가 무더기로 나타났다. 역학적 연결고리를 모르고선 ‘핀셋 방역’을 할 수 없어 코로나19가 유행할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방역체계의 재정비를 주문한다. 초비상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확진자가 600여 명으로 불어난 일본의 위기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19일 코로나19 환자가 대구 15명, 경북 3명, 서울 2명 등 20명이 추가로 발생해 확진자가 모두 51명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역학적 연결고리가 드러나지 않은 환자가 속출한다는 거다. 지난 16일 29번 환자를 시작으로 나흘 사이 30·31·37·40번 환자 등 그런 유형의 감염 사례가 5건이나 이어졌다. 특히 대구에 사는 31번 환자는 15명의 감염자를 낳은 데다, 병원 교회 예식장 등 다중이용공간을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슈퍼 전파자’로 꼽힌다. 31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거주지가 대구를 비롯한 성주 영천 청도 등 경북 일대에 넓게 분포해 있어 감염 확산 우려를 더한다. 이들 지역과 가까운 경남에도 여파가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부산과 울산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 차로 1시간 이내 거리인 데다, 왕래가 빈번한 처지이니 감염 위기가 코앞에 닥쳤다고 봐야 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면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방역체계를 재정비하는 게 옳다. 지금까지는 공항에서 입국자를 점검해 감염을 차단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해 접촉자를 격리하는 원천봉쇄 방식으로 방역을 해왔다. 하지만 역학적 연결고리가 파악되지 않는 지역사회 감염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선 이런 시스템으론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보건소가 경증 의심환자에 대한 선별진료를 전담하고, 의료기관 응급실에는 코로나19를 감별하는 역할을 맡겨 병원 내 확산을 차단함으로써 일반 환자가 안전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역학적 연결고리의 미규명으로 언제, 어디서 방역망에 구멍이 뚫릴지 알 수 없는 형편이다. 지체하다 방역 기회를 놓친다면 중국과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아울러 코로나19 검역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31번 환자의 경우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 중이던 병원의 의료진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코로나19 검사를 권유받았다. 그러나 당사자가 해외여행력이나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바람에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검사를 했더라면 2~3일 빨리 방역에 나설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랬다면 지금처럼 상황이 악화되지 않았을 게다. 한시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엄중한 시절이다. 작은 실기가 전염병 대유행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전시나 다름없다. 그에 준하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 환자의 인권 보호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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