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과 중금속, 유류 등으로 오염됐던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의 옛 미군 군수물자 재활용 유통사업소(DRMO) 터가 오는 6월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오염물질을 깨끗이 걸러낸 말쑥한 모습을 하고서 귀환한다는 소식이다. 땅의 일부가 테니스장 게이트볼장 등 시민체육시설로 활용된다니 더욱 반갑다.
이곳은 3만84㎡ 규모로, 1973년 미군에 공여돼 재활용품을 적치하거나 폐품을 소각하는 시설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다 2008년 미군 부대를 평택과 대구로 이전하면서 폐쇄됐다. 2015년 우리 정부로 반환됐지만, 전체 면적의 43%를 차지하는 1만2907㎡가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재활용하지 못하는 플라스틱을 태우는 바람에 다이옥신이 발생했고, 각종 군수물자를 별다른 처리 없이 매립하는 과정에서 토양이 오염된 것이다. 미군의 ‘환경 무개념’이 또 한 번 확인된 셈이다. 2010년 옛 하야리아 부대(현 부산시민공원)의 반환 당시에도 오염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오염 정화 작업이 비교적 철저히 이뤄진 건 그나마 다행이다. 국내 최초로 다이옥신 정화 공사를 하는 기록도 세웠다. 400도 이상의 고열을 가하는 열탈착법을 적용한 공사였다. 중금속과 유류 오염은 세척제로 정화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건 이런 정화 작업이 주민과의 협의 속에서 진행됐다는 점이다. 그랬기에 일처리의 투명성과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참고할 수 있도록 백서를 발간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동구 55보급창, 남구 미군8부두, 해운대구 장산 미사일기지, 김해공항 내 군사공항 등 부산에는 미군 기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앞으로 하나씩 돌려받아 공익시설로 사용해야 한다. 2030년에 월드엑스포를 유치하려면 55보급창과 8부두는 반드시 환수해야 하는데, 그때 백서로 정리된 DRMO 오염 정화 경험이 요긴하게 쓰일 게다. 55보급창은 배로 수송되는 미군 군수물자의 유통기지인 탓에 특히 오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교과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DRMO 오염 정화 작업을 잘 마무리해 시민 활용 공간의 모범 사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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