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국제관광도시라는 ‘엄중한’ 기회 /조봉권

부산 국제관광도시 선정, 지역 발전할 기회 삼아

민관 서로 머리 맞대고 새로운 관점·방식 통해 변화된 부산 맞이하길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관광산업과 여행 문화 발전의 명운을 가를 엄중한 기회이구나, 하는 생각에 머릿속은 복잡하고 마음은 무거웠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정부)가 부산을 ‘국제관광도시’로 마침내 선정한 소식을 접한 순간 든 생각이었다.

국제관광도시로 지정됨에 따라 부산시는 앞으로 5년 동안 공공 재원 1500억 원(국비 500억 원, 시비 1000억 원)을 관광 산업 발전과 변화를 위해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이를 기쁜 일이나 좋은 계기라고 표현하기보다 ‘엄중한 기회’로 규정하는 이유는 여럿 있다.

정부는 국제관광도시 선정을 포함하는 이번 ‘관광 거점 도시 육성 사업’의 목적을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 집중되는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에 새로운 관광 거점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곧장 한국 사회에서 가장 화급하고 중대한 과제인 지역 균형발전과도 이어진다. 부산이 국제관광도시 사업 성공과 안착이라는 과제를 잘 풀어내지 못한다면, 지역 균형발전의 희망을 나타내는 표지 하나가 또 꺾인다는 뜻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정부의 대형 공모사업이라는 방식이 갖는 속성과 관련이 깊다. 부산이라는 도시가 갖게 된 성향과도 연관된다. 예술·문화·관광 진흥은 ‘소프트(soft)’ 산업 영역에 속한다. 소프트 산업은 ‘성취감 게임’이다. 요모조모 궁리하고, 이리저리 해보다 어! 이거 재밌겠네, 오호! 이렇게 해보면 사람도 모이고 심지어 돈도 되겠네 싶어서 시도했는데 그게 성공하면 성취감이 생긴다. 그 성취감을 바탕으로 새롭게 시도한다. 그런 성취감이 반복되고 쌓이면 도시의 기풍이 되고 문화가 된다.

성취감 게임에서 중요한 요소는 민간의 절실함·아이디어·참여·활력이다. 공공기관은 이를 지원한다. 그런데 정부 대형 공모사업에서는 이 원리가 잘 작동하지 않을 때가 꽤 생긴다. 정부 공모 요강에 사업계획을 ‘끼워 맞춰야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동서대 장제국 총장이 최근 국제신문에 쓴 CEO 칼럼 ‘부산, 자유를 찾아 나서라’는 귀기울여야 할 통찰을 보여준다. 칼럼 한 대목은 이렇다. “한편으로는 찜찜한 구석도 있다. 국제관광도시부터 신공항까지 모두가 중앙정부로부터 ‘확보’ ‘유치’ ‘선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갑’이 제시한 조건에 맞아야 ‘을’이 선정되는 구조다. ‘을’이 스스로 필요한 조건을 만들 수가 없으니 제한된 창의성만 허용될 뿐이다.” (지난 5일 자 국제신문 27면)

‘끼워 맞추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희생될 확률이 높은 것은 민간의 절실함·아이디어·참여·활력이다. 그것은 조직화하기 어렵고, 수치로 구현해 보고서에 담기 힘들며, 오래 걸리고, ‘큰것 한 방’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 필요한 조건을 만들 수 없는 제한된 창의성’이란 결국 창의적이지 않다는 얘긴데, 이런 데서 성취감은 축적하기 힘들다. 그렇게 되면 소프트 산업은 전진하기 힘들다. 요약하면, 관광에서 ‘톱 다운(top-down·상의하달식)’은 굉장히 위험한 방식이란 말인데, 아직 부산시의 철학은 잘 알 수 없다.

끝으로, ‘무엇을?’이라는 요인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부산시는 지난 20일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포스트 코로나 19 부산관광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즉 ▷유럽·아메리카 관광시장 본격 개척 ▷부산 관광 홍보 유튜버 육성 ▷대규모 국제회의 유치 지원 ▷부산형 관광 플랫폼 TaaS(타스) 구축같은 괜찮은 구상이 나왔다. 국제관광도시 사업 자체가 관광·여행 인프라 구축·강화를 중요한 목적으로 하니 우선 추진할 일로 이런 구상에 집중한 것을 수긍한다.

하지만 소프트 산업에서 고갱이라 할, ‘무엇(콘텐츠)을 내놓을 것인가’라는 과제는 언제부터 어떻게 집중할지 무척 궁금하다. 이 부문은 혁신과 새로운 관점·방식이 필요하다. 부산시가 국제관광도시 사업을 추진하면서 당장 편의를 위해 교수 등 기성 전문가와 관광업계 고위 관계자 등 낯익은 파트너에게 집중할 공산은 크다. 오늘의 부산 관광과 관련해 공도 있고 책임도 있는 분들이다. 이 점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대체로 여행 갈 때 ‘거기에 있는 그 무엇’에 이끌린다. 부산에 있는 그 무엇은 무엇이며 없는 것은 무엇인가? 갖출 건 무엇이며 버릴 건 무엇인가? 부산에 왔던 외국인 관광객은 왜 부산에 다시 오며 무엇 때문에 다시는 오지 않는가? 이런 걸 꼭 파악해야 할 텐데 그 일은 ▷현장을 꿰고 있는 실무 전문가가 더 잘 알 것이며 ▷시간도 필요하다. 여행 도시로서 부산의 장단점과 현실을 끊임없이 모니터링하는 시민 그룹도 필요하지 않을까?

세계 사람이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고, 좋은 추억이 살아나며, 또 가고 싶은 ‘환대의 도시’로 부산을 가꾸는 일은 부산을 바꾸고 한국을 변화시킬 엄중한 과제다.

편집국 부국장 겸 인문연구소장 bgjo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2. 2[속보]‘부캉이’ 차단 그물 뚫고 되돌아와
  3. 3“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4. 4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5. 5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6. 6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7. 7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8. 8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10. 10[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1. 1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2. 2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3. 3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4. 4[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5. 5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6. 6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7. 7[2026 국감 브리핑] 박홍배 “국회부산도서관 지역서점 구매 0.3%”…제도 개선 필요
  8. 8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9. 9외교부, 'DMZ 北지뢰 폭발'관련, 유엔안보리 의장에 서한 발송키로
  10. 10‘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 1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2. 2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3. 3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4. 4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9. 9‘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10. 10의료AI 신기술 총망라 ‘키메스 부산’ 23일 개막
  1. 1[속보]‘부캉이’ 차단 그물 뚫고 되돌아와
  2. 2“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3. 3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4. 4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5. 5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6. 6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7. 7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8. 8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9. 9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0. 10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1. 1‘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2. 2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6. 6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7. 7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8. 8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9. 9"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10. 10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