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들불처럼 퍼지고 있는 만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종교행사나 집회 등에 대한 참가자나 주최 측의 경각심이 절실하다. 지금까지 확인된 국내 확진자 절반 이상이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자인 데다, 23일 부산의 신규 확진자 상당수도 지역의 한 일반 교회와 연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내공간에서 예배를 보고 대화를 나누거나 음식을 나눠먹는 종교활동의 특성 이 감염병 관리엔 치명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현재의 감염 확산 사태를 신천지라는 특정 종교단체 탓만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이 교회 신자들도 피해자인 건 마찬가지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질병의 확산 통로가 되지 않도록 보건당국에 적극적인 협조 자세가 필요하다. 신자임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이 교회의 독특한 활동 방식 때문에 이들과 접촉하는 가족이나 이웃은 이유도 모른 채 환자가 되거나 또 다른 감염의 경로가 될 수 있다. 종교단체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 다른 일반 교회나 성당, 사찰 등에서 일상적인 종교행사까지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것은 그런 종교의 사회적 책임을 의식한 것이기도 하다.
실내에서 이뤄지는 종교활동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비록 야외라 하더라도 사람이 대규모로 모이는 집회 역시 위험하다. 아무리 집회결사의 자유가 있다 하더라도 엄중한 시기엔 예외 없이 정부 방침에 따르는 게 옳다. “실내외 집회를 자제해달라”는 국무총리의 담화문이나 “감염병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다중이 모이는 사회활동을 당분간 멈춰야 한다”는 대한감염학회 등 전문가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동창회 향우회 등 개인 친목모임도 미루는 와중에 전국에서 사람이 몰려드는 광화문 집회 같은 정치 행사가 일반 시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생각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아직 전염 기제가 확실하지 않다. 다만 치명률이 높지 않고 초기 경증단계에서 전파력이 강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조기에 발견해 일찍 격리하면 얼마든지 제어 가능한 질병이라는 말이다. 결국 시민 개개인의 협조가 중요하다. 증상이 없어도 보균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관할 지자체에 자진 신고하고 자가격리에 들어가 더 이상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는 데 협조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1일 생활권이다. 개인이나 단체의 부주의가 순식간에 나라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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