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언론은 총선을 준비하는 각 당과 후보자에 대하여 보도하기 바쁘다. 동양고전에도 정치에 대한 말이 많다. ‘논어’에 정치(政)는 바로잡는 것(正)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회에 부족하거나 나쁜 부분을 바르게 하는 것이 정치라는 뜻이다. 이렇듯 공자는 정치를 반듯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 우리는 정치나 정치를 하려는 사람을 오히려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심지어 오랫동안 불우이웃돕기나 봉사를 한 사람도 정치하겠다고 나서면 이때까지 그의 선한 의도도 모두 부정되기 쉽다. 선거에 나서면 순수성을 의심받는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이리라. 정치에 관한 이야기도 나와는 상관없는 골치 아픈 것으로 꺼리기까지 한다.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정치란 내가 속한 공동체의 방향을 정하는 데 참여하는 것으로 공동체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욕 들을 일은 결코 아니며, 열심히 하라고 격려할 일이다. 최근 핀란드에서 34세 젊은 총리가 탄생했다. 어릴 때부터의 공동체 문제에 참여하면서 저절로 정치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우리도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인식을 바꿀 때가 됐다. 그래야 정치가 제대로 갈 수 있다. 지금과 같이 정치를 나와 상관없는 혐오스럽고 순수성을 잃은 사람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정치가 바뀌기 어렵다.
선거에 나가려는 법조인에게 그 동기를 물어보면 법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를 느껴 법을 만들거나 고칠 수 있는 곳에서 좀 더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보고 싶어 나간다는 말을 한다. 사회를 좀 더 낫게 변화시키려 선거에 나가고자 하는 것은 법조인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다. 국민 개개인이 주권자라는 뜻이다. 주권자는 심부름꾼을 통해 정치할 수도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직접 나서서 정치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을 마치 명예나 이익을 얻고 야망이나 달성하기 위해 나선다는 특이한 시선으로 보는 것은 선거 관행이나 정치 행태가 잘못됐다는 것을 말해주기는 하겠지만, 정치를 하겠다는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치란 우리 생활이며 사회는 정치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리가 세금을 어떻게 내는지도, 병원 치료비를 얼마나 낼 것인가도, 빌린 돈의 이자를 얼마나 낼 것인지도, 어떤 복지 혜택을 누릴 것인가도 모두 정치에 달려 있다. 이렇듯 내 일상과 관계 있는 일에 관심을 갖고, 나아가 내가 직접 결정하는 데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바람직한 현상 아닐까. 이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 선거 연령도 점차 낮아지지 않았나.
학생이 투표권을 가지면 공부에 방해된다고? 공부는 왜 하는 것인가. 더 나은 삶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게 정치다. 나의 삶을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정치는 누구나가 편하게 접근하고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그러한 곳이 되어야 한다. 특별한 사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를 비유하자면 집 주위 개울 같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깨끗한 물이 흐르면 누구나 편히 쉬어 가겠지만 썩은 물이 흐르면 누구나 코를 막고 등을 돌린다. 이때까지의 정치는 오염된 물이 흐르고 나쁜 냄새가 나기도 해서 가까이 다가가기가 어려웠다. 그러니 정치한다고 하면 걱정부터 앞섰다.
이제는 모두가 정치에 관심을 두고 직접 참여하든 투표권을 행사하든 적극 참여해 내 주변을 흐르는 개울을 깨끗하고 편안히 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최근 판사들이 사표를 내고 정치를 하겠다 하니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말을 한다. 그러나 어느 분야가 됐든 자기 분야가 잘못된 부분이 있고 이를 바로잡기 위하여 정치에 나서겠다는 것은 국민주권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며 공자가 정치는 바로잡는 것이라고 하는 뜻에 딱 맞기도 한다. 다만 그 사람이 유권자의 지지를 받을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는 분명 또 다른 문제지만 말이다. 불쌍한 사람을 돕는 것도 좋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서 불쌍한 사람을 돌보는 제도를 만드는 것도 좋지 않은가.
법무법인 국제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