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총선과 자책골

선거 초반 판세 불리하던 통합당 최근엔 기세 잡아, 민주당 잇단 실책도 한몫

여야 공천 등 또 잡음 때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 올 것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20일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보여준 모습은 다소 의외였다.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위기감이 감돌았기 때문이다. 이날 출범식의 요지는 ‘쉽지 않은 총선’과 ‘겸손’으로 요약됐다. 이해찬 대표는 “역사는 민주당에 한없이 커다란 간절함과 한없이 낮은 겸손함 두 가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총리도 “오만과 독선에 기울지 않도록 늘 스스로를 경계하겠다”고 했다. 여느 때 같으면 ‘부자 몸조심’처럼 여겨질 수도 있으나 최근의 상황을 보면 결코 엄살이 아니었다. 잇단 자책골로 유리하게 흘러가던 총선 분위기가 심상찮게 바뀌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20대 총선 새누리당의 모습이 훌륭한 반면교사다. 당시 공천 잡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했지만 새누리당은 오불관언으로 자만하다 결국 대패했다. 물론 민주당이 20대 총선의 이런 교훈을 모를 리 없다. 그래선지 총선 정국 초기 민주당의 전략과 대응은 비교적 선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철희 표창원 등 비교적 경쟁력 있는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신선감을 안기기도 했다. 물갈이 등을 둘러싼 잡음도 크게 불거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연초까지만 해도 정권 심판론보다는 야당 심판론에 훨씬 힘이 실리는 모양새였다.

사실 연초의 이 같은 판세는 전 자유한국당이 자초한 바도 컸다. 20대 총선의 경험을 더 뼈저리게 느끼고 환골탈태해야 함에도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인재 영입 1호부터 한바탕 소동을 겪는 모습에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김세연 등 일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지만, 상당수 중진 의원은 제 한 몸 살기 위해 몸부림쳤다. 황교안 대표는 종로 출마를 머뭇거렸고, 홍준표 전 대표는 고향 출마 고집을 계속 이어갔다.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아도 모자랄 판에 이처럼 곳곳에서 삐걱거렸으니 이번 총선도 물 건너 가는 듯했다.

하지만 선거는 알 수 없는 법이다. 이달 들어 전 한국당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면서다. 그 단초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대대적인 물갈이를 공언했고 그 후폭풍은 거셌다. 엄격한 컷오프 기준을 제시하는 등 공천 작업이 진행되면서 제자리를 지키겠다며 꿈쩍도 않던 상당수 중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엔 물론 최근 전격적으로 이뤄진 미래통합당의 출범도 큰 몫을 했다. ‘도로 새누리당’이 될 것이란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보수는 통합을 성사시켰다. 아직 두고봐야 하겠지만 통합 이후 진행되고 있는 공천 진행 과정을 보면 과거보다 잡음이 덜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선거는 일종의 기세전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최근 통합당의 이런 상승세와 맞물려 민주당이 잇따라 헛발질을 하며 기세가 뒤바뀐 형국이다. 무엇보다 자당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은 예사롭지 않다. 이는 단순히 한 의원의 공천 문제가 아니라 현재 민주당이 가진 편협함의 일례를 보여주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금 의원 지역구에 조국 전 법무장관 지지자인 김남국 변호사를 자객 공천하려 한다는 의혹을 극구 부인하고,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에 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사태가 일단락되긴 했다. 그렇다고 해도 지도부가 당내 비판 세력 한 명도 제대로 용납하지 않는 독선과 오만에 빠진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어 보인다.

물론 이런 독선과 오만 프레임을 야권에서 증폭시키고 있는 점 또한 일정 부분 있다. 하지만 마냥 그렇게 보기도 어렵다.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의 칼럼 고소건을 지켜보면서다. 여기서 임 교수 칼럼의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다. 다만 칼럼 게재 이후 당의 고소나 사과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민주당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공보국 차원에서 구두보고만 했다고 하더라도, 최고위에서 사안이 걸러지지 않았다는 건 문제다. 고소 철회 이후 사과를 했지만 이 대표가 끝내 침묵을 지킨 것도 개운치 않다. 지도부가 오만과 독선에 빠져 있지 않고서는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만시지탄이긴 해도 민주당은 ‘한없는 겸손’을 강조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의 잇단 실책이 예방주사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미래통합당 또한 모처럼 기세 전환에 고무된 분위기지만 총선은 아직 50일이 남았다. 역대 수많은 선거에서 보듯 막판의 자책골은 치명적이다. 선거가 이런 의외의 바람에 좌우되는 건 분명 바람직하진 않다. 그러나 여야 할 것 없이 오만과 독선에 빠져서야 결코 승리를 얻을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공천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참신함을 보여주지 못하거나 또 다른 잡음이 나온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7. 7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8. 8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9. 9[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0. 10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4. 4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5. 5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6. 6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7. 7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8. 8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9. 9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0. 10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8. 8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9. 9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6. 6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7. 7“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8. 8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9. 9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0. 10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