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총체적 난국은 수치로만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찬바람만 쌩쌩 부는 텅 빈 거리, 굳게 닫힌 유통가, 시민의 음울한 눈빛과 처진 어깨가 그 실상을 웅변하고 있어서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뉴스를 쫓지만,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0%대 전망’ 따위의 비관적인 소식투성이다. 나라 안이 절망의 안개로 가득찬 듯하다. ‘시계 제로’의 현실에 한 가닥 희망의 빛을 비춰줄 수 있는 정치다운 정치가 절실하다. 28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회동에 관심이 집중되는 까닭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과 미증유의 위기에 빠진 기업인·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코로나19 회동’은 초당적 협력을 위한 만남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은 먼저 스스로를 반성하는 자세부터 가져야 한다.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에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데는 정부와 여당의 잘못이 크다. “정부의 대응 태세가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인증됐다” “전 세계가 철통방어라고 칭찬한다”고 자화자찬한 게 불과 며칠 전이다. 그런데 지금은 코로나19 발생국인 중국이 되레 우리의 방역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막힌 상황으로 역전됐으니, 유구무언이 아닐 수 없다. 여당 대변인의 “대구 봉쇄” 실언을 대통령이 나서 수습하는 지경에까지 이르지 않았는가.
야당 또한 결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극복이라는 당면 최대 현안보다 정부와 여당의 방역 오류를 들춰내 총선 득표로 연결시키려는 정치공학적 계산속에 치우친 듯해서다. 그런 행태로는 국민에게 대안정당다운 신뢰성을 심어주기 어렵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나의 생각을 피력하겠다”고도 했다. 말처럼 정부와 여당의 잘못을 꼬집되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문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여 초당적 해법을 찾길 당부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