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한 그릇을 먹어도 네 그릇 값을 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해준다더니 임대사업자만 배 불리는 꼴이다.”
진행 속도가 더딘 지역의 정비사업을 촉진하고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시작한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이하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부산지역 한 재개발 구역 조합원의 푸념이다.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은 정부·지자체가 용적률을 올려주고 기금을 지원하는 식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해 사업성을 높여주는 대신 기업형 임대사업자가 조합원 지분을 뺀 나머지 일반분양 물량을 주변 시세의 80% 이상으로 일괄 매입해 공공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일반 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부터 착공까지 3년 안팎 기간에, 증가한 사업비를 일반분양 가격을 인상해 메울 수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일반분양 물량 매입계약이 관리처분인가 시점에서 이뤄져 실제 착공 시점까지 발생한 사업비 증가분을 조합원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뉴스테이 연계형 사업장의 일반분양 물량이 조합원 물량의 4배에 달한다. 짜장면 네 그릇 값이니, 임대사업자 배만 불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몇 년 새 주택 시세와 땅값이 치솟았지만, 임대사업자의 임대물량 매입 가격이 이를 반영하지 못한 채 과거 수준이기 때문이다. 추가 사업 비용을 조합원이 온전히 책임져야 할 상황이다. 이 탓에 지난해 6월 부산 인천 등 전국 16곳 사업장 조합원이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시위도 했다. 이들은 정상화 해법을 촉구했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가 손을 놓은 사이 사업이 지연되면서 늘어난 공사비와 추가 비용은 조합원 부담이 됐고, 임대사업자는 낮은 값에 주택을 매입해 이득을 보는 구조가 됐다. 그 결과, 부산 사업장 4곳 중 감천2구역 일반 재개발 전환, 우암1구역 전환 진행, 우암2구역 전환 갈등, 감만1구역 전환 검토 등으로 이 사업은 사실상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조합 요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조합의 요구는 분양가를 일반 분양가에 맞춰달라는 게 아니다. 늘어난 공사비만이라도 현실화해 서민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달라는 것이다. 부산지역이 좋은 선례가 되도록 시의 적극적인 대처를 기대한다.
경제부 lighthouse@kookje.co.kr